대구은행이 카드넷과 인수 가계약을 맺으면서 대구의 교통카드 사업자가 BC카드-삼성 컨소시엄과 대구은행 복수사업자 체제로 가게 됐다. 대구시에 따르면 180억원 안팎에 인수 가계약을 맺은 대구은행이 현재 금융감독위원회에 계약승인을 요청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와 BC카드-삼성 컨소시엄은 당초 올해 초부터 신교통카드 시스템을 도입·운용할 계획이었지만 기존 교통카드 사업자인 카드넷이 버스에 대한 교통카드 시스템 개방을 거부해 신교통카드 사업이 7개월째 표류하고 있다.
하지만 대구은행이 카드넷을 인수하더라도 두 사업자 간 시스템 호환, 정산시스템 마련 등 해결해야 할 숙제가 많아 신교통카드 사업은 당분간 계속 표류할 전망이다.
시 관계자는 복수사업자 체제로 가더라도 시민불편이 없을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양측이 지하철과 버스 간 교통카드 시스템을 공용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
BC카드 측은 카드넷이 2016년까지 버스 교통카드 시스템을 독점계약했기 때문에 대구은행이 카드넷을 인수하더라도 시스템 공용이 쉽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교통카드 사업자와 대구은행이 접점을 찾지 못하면 '반쪽 카드'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지하철에 100억원 이상 투자를 한 상태지만 버스 교통카드에 진입하지 못할 경우 연간 수십억원의 손실을 입게 돼 신교통카드 사업에 큰 차질을 빚는다는 입장.
BC카드 측은 시를 향해 "신교통카드 사업자를 선정해 놓고 물먹이고 있다"며 "법적 다툼까지 각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와 카드넷 등은 "업체 간 계약인데 BC카드 측이 반발할 이유가 없다"며 "복수사업자로 가면 서비스에 경쟁이 붙어 시민 입장에서도 더 바람직한 것 아니냐"고 반박하고 있다.
이 같은 양측의 입장 차와 버스와 지하철을 두고 서로 유리한 위치에 서려는 기 싸움 때문에 신교통카드 사업에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실제 신교통카드 사업자와 대구도시철도공사는 신교통카드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기존 교통카드(대경교통카드)를 대체할 계획이었지만 버스와 도시철도 간 환승 불편 때문에 카드넷과의 시스템 운용 계약을 계속 연장해 운영하고 있는 형편이다.
버스업계 관계자들과 시민들은 "대구시가 카드 수수료를 낮추고 전국 호환이 가능한 카드를 만들겠다는 구상에 앞서 추가 발생할 문제들을 꼼꼼히 살피지 않고 무리하게 신교통카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신교통카드 사업 추진이 불가능한 게 아니냐"고 말했다.
이춘수·임상준기자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