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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크래프트2' 공개 1주일…뚜껑 열어보니 '에계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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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최대 기대작인 \'스타크래프트2\'가 지난달 27일 공개된 이후 1주일이 지난 현재까지의 시장 반응은 초라했다. PC방에서 \'스타2\'를 즐기는 사람도 드물었고 \'스타2\' 특수를 기대하는 관련 업계도 썰렁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전세계 게이머가 12년을 손꼽아 기다렸던 '스타크래프트2-자유의 날개'가 3일로 공개된 지 꼭 1주일이 흘렀다. 지난달 27일 국내에 첫 출시될 당시만 해도 엄청난 이슈로 떠오르며 전작 '스타1'이 몰고왔던 관련 산업 붐을 예상했었다. 아직은 초창기라고 하지만 시장 반응은 어떨까?

◆첫 주는 조용했다

3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 한 PC방. 방학을 맞은 대학생과 회사원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하지만 올해 가장 큰 기대작이라는 소문과는 달리 '스타2'를 돌리고 있는 사람은 단 한 명뿐이었다. 게임 제작사인 블리자드가 '스타2'를 띄우기 위해 지상파 광고 등 수 백억원의 마케팅 비용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진 것과는 너무 동떨어진 현장의 반응인 것.

이곳 PC방 업주는 "비공개 테스트 때보다 찾는 이용자들은 늘어났지만 하루에 10명도 채 안 된다"며 "1998년 '스타1'이 나왔을 때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지만 아직 발매된 지 1주일밖에 안 됐기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상황이 변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동안 기대감 등 '스타2'의 인지도를 고려했을 때 초반 예상치에는 못 미치는 성적이지만 블리자드표 게임이 대체로 뒷심이 좋아 향후 인기를 끌 수도 있다는 해석으로 들렸다.

실제로 '스타2'의 첫 주 성적표는 초라한 것으로 나타났다. PC방 게임순위 분석사이트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스타2'의 PC방 총 사용시간은 출시 첫날 20위로 시작해 지난달 29일 12위까지 올라섰지만 이후 계속 제자리걸음이다. 12년이 지난 게임인 '스타1'이 5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것.

게다가 PC방은 물론 가정에서 게임을 즐기는 사용자 동향까지 분석하는 온라인게임 정보사이트 '게임노트'가 3일 내놓은 '국내 온라인게임 7월 넷째주 순위'에는 '스타2'의 성적이 더 형편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스타2'의 주간 성적표가 45위로 나타난 것.

이 사이트 관계자는 "'스타1'이 나올 당시엔 대항마가 없었고, 게이머들도 달리 즐길만한 게임이 없었다"며 "지금은 게임시장의 주류가 '스타크래프트'와 같은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에다 다중접속 역할수행 게임(MMORPG), 1인칭 슈팅 게임(FPS) 등 다양한 장르가 공존하고 있어 예전 '스타1'의 아성을 잇지 못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관련 산업 붐은?

'스타2' 출시를 게이머 못지 않게 기다린 것은 PC방 업계와 PC 부품 관련 업계이다. 1998년 국내에 첫선을 보인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을 하려고 모이는 젊은층이 늘면서 전국적으로 PC방 숫자가 폭발적으로 늘었고 덩달아 초고속인터넷 보급 속도도 빨라졌기 때문이다.

특히 '스타2'는 전작에 비해 게임 그래픽이 3D로 바뀌면서 전반적으로 PC 요구사항이 높아졌다. 좀더 쾌적한 환경에서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는 고성능 그래픽카드 장착 등 PC 업그레이드가 필수가 된 것이다.

관련 업계에서도 '스타2' 특수를 누리기 위해 '스타2' 전용 그래픽 카드나 키보드, 마우스 등의 다양한 전용 제품들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12년 전에도 '스타1'의 당시 높은 게임 사양을 맞추기 위해 PC방 업체들과 개인 사용자들이 PC 및 주변기기를 교체하는 현상이 벌어지면서 관련 업계 붐이 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구지역 PC 부품 업계는 '아직까지 특수는 없다'고 입을 모았다. 같은 날 찾은 전자·컴퓨터 업체가 밀집해 있는 교동시장에는 많은 상점이 휴가를 떠난 탓인지 썰렁했다. 전자부품 골목을 찾는 사람들도 드물었다.

진성컴퓨터 이진성 대표는 "서울·경기 지역은 '스타2' 마니아 사이에서 관련 제품들이 빠른 속도로 퍼져나가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대구는 영 아니다"라고 했다. "경기가 나빠서 그런지 '스타2' 게임 하겠다고 PC를 바꾸거나 주변기기를 요구하는 사람은 없어요. 가끔 문의전화가 오기는 하지만 대구는 '스타2' 특수가 없다고 보면 됩니다."

다른 인근 PC업체 업주도 "'스타1'이 나왔을 때만 해도 이후 5년까지도 게임 사양을 맞추기 위해 관련 부품을 사러오는 개인이나 PC방 업주가 많았지만 지금은 한 명도 없었다"며 "'스타2' 경우 3D를 제대로 돌리기 위해서는 고성능 그래픽 카드가 필요한데, 그래픽 카드 가격만 40만~50만원 이상 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살림살이가 팍팍한 지역 여건상 만만찮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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