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700자 읽기] 하우스 푸어/김재영 지음/더팩트 펴냄

생고생하며 장만한 집 한 채. 하지만 남은 것이라곤 점점 떨어지는 집값과 대출금뿐이다. 더 큰 문제는 빚뿐인 집이 팔리지 않는다는 것. 집 때문에 사라지고 있는 대한민국 중산층의 자화상이다. 비싼 집에 사는 가난한 사람들의 이야기, 바로 '하우스 푸어(house poor)'다.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하우스 푸어들은 서울과 수도권의 각종 뉴타운과 재개발'재건축 분양단지 곳곳에서 접할 수 있다. 책은 무리하게 집을 사지 않고 저축을 했다면 충분히 중산층 수준의 삶을 누릴 수 있는 사람들이 '집 없는 중산층'에서 '집 가진 하류층'으로 전락한 경우를 생생히 전달하고 있다. 또 돈덩이인 줄 알았던 아파트가 이제 빚덩이일 뿐이며,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족쇄가 돼버렸다고 말하고 있다.

책은 서울 강남의 재개발과 수도권의 뉴타운지역 중산층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했고 국내 경제 전문가들과 함께 연구 조사한 자료를 풍부하게 실었다. 국내 최초로 '트위터 토론'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었으며 출간 전부터 네이버'다음의 메인 화면에 소개된 화제작이기도 했다.

특히 아파트를 둘러싼 거대한 거짓 이야기가 어떤 세력들에 의해서 만들어지고, 유통되는지, 이야기를 이용하는 세력은 누구인지 강력한 사실들을 내세워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276쪽, 1만3천원.

이종규기자 jongk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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