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름다운 삶]성당지역아동센터-대건고 심화반 학생 학습봉사

"아이들 성적·인성에 많은 도움 함께 공부하며 형제애도 느껴요"

"장래 희망이 프로듀서나 교사였는데 요즘은 교사 쪽으로 마음이 기울어요. 아이들을 가르치며 선생님의 자세와 마음가짐을 경험할 수 있으니까요."

이달 1일 대구 달서구 성당동 성당지역아동센터. 일요일 아침부터 대건고등학교 심화반 2학년 '아가페(Agape) 봉사단'소속 14명의 학생들이 아동센터 학생들의 부족한 공부를 돌봐주느라 여념이 없었다.

이들의 학습봉사 활동은 매주 토·일요일 2시간씩 진행된다.

아가페 2기 회장 문성준 군은 "1기 선배들의 이야기를 듣고 자원했는데 무엇보다 가르치면서 제가 몰랐던 학습내용을 한 번 더 복습할 기회를 가질 수 있어 좋다"고 했다.

지난해 2학기부터 봉사를 시작한 문 군은 "형제가 없지만 멘티 학생에게 형제애를 느낄 만큼 가까운 사이로 지내고 있으며 고3이 되면 봉사활동은 중단하겠지만 멘티 학생들과의 인연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멘토 학생들은 센터 한 쪽에 황금저금통을 마련, 용돈을 모아 두었다가 도서구입과 조촐한 파티비용으로 쓰기도 하며 총무 곽동윤 군은 적지만 EBS장학퀴즈에서 받은 장학금을 아동센터에 내놓았다.

김은경(49·여) 센터장은 "멘토 학생들의 학습봉사가 센터 아이들의 성적향상과 인성발달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아가페 봉사단의 활동기간 동안 멘티 학생인 홍성철·홍지혜(가명·중2·초5) 남매는 국제아동기관인'세이브 더 칠드런 코리아'로부터 100만원씩의 장학증서를 받기도 했다.

매일신문사가 주관하는 '행복한 도서관' 3호점이기도 한 성당지역아동센터는 센터장 및 직원 1명과 40명의 자원봉사자가 29명의 초·중·고생의 생활을 지도하고 있다.

방학인 요즘에는 낮 12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 점심과 저녁을 제공하며 다양한 과외 학습 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현재 이 아동센터의 가장 큰 문제는 차량 확보. 귀갓길 아이들을 태워주던 9인승 차량이 최근 폐차되면서 밤늦게까지 센터에 머물다 돌아가는 아이들의 안전한 귀가보장이 안되고 있는 것.

하지만 빠듯한 운영비에다 약간의 후원비로 센터를 운영하는 처지에 새 차 마련은 꿈도 꿀 수 없다. 현대자동차의 차량후원사업에 한 가닥 희망을 걸고 서명운동을 하고 있으나 이 역시 역부족이다.

"어떨 땐 아이들을 서너 명씩 짝을 지어 귀가시키거나 택시를 태워 집에 돌려보내기도 합니다."

김 센터장은 "차가 있을 땐 아이들을 학교에서 태워올 때도 학원을 가는 것처럼 비춰져 아이들의 자존심을 지켜줄 수 있었으나 지금은 아이들이 자칫 상처를 받지 않을까 걱정이 크다"고 걱정했다.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