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한나라당은 어수선했다. 김무성 원내대표가 박근혜 전 대표를 비판한 발언이 미묘한 파장을 불러일으킨 데 이어 후속 당직개편을 협의하던 최고위원회의에서 안상수 대표와 홍준표 최고위원이 충돌하는 등 이날 하루 당내 곳곳에서 갈등 양상이 도출됐다.
○…안 대표와 홍 최고위원의 충돌은 집단지도체제 성격이 강한 데서 비롯된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홍 최고위원은 안 대표가 당직개편안을 내놓자 "안 대표가 경선승리 잔치를 하려고 한다. 당직자 19명 중 12명을 경선 캠프 참여 인사로 채우려 한다"며 "(전당대회) 득표율이 20%밖에 안 되는데 당을 독점할 수는 없다"고 반발했다. 안 대표가 개편안을 밀어붙이자 홍 최고위원은 회의장을 뛰쳐나갔고 결국 당직개편안은 홍 최고위원이 불참한 가운데 표결로 처리됐다. 그러나 후속 당직개편의 핵심인 2석의 지명직 최고위원과 여성 대변인 등 인선은 보류됐다.
이 같은 갈등은 향후 현안이 생길 때마다 재발할 가능성이 커 한나라당 전체의 불안정으로 비칠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다.
○…친이와 친박 등 계파모임 해체를 선언하는 등 화합 분위기가 적극적으로 조성되고 있는 시점에 당내 2인자인 김 원내대표가 박 전 대표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섬에 따라 이명박 대통령과 박 전 대표와의 데탕트 기류가 원점으로 회귀하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박 전 대표 비서실장을 지낸 유정복 의원이 김 원내대표의 발언을 반박하고 나섰다. 유 의원은 김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 "민주주의에 대한 박 전 대표의 철학과 가치를 폄하하는 유감스러운 발언"이라면서 "지금 당이 화합하자는 시점에 당 지도부 인사가 이렇게 말하면 자칫 비방이나 명예훼손으로 비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친박계는 부글부글 끓었지만 더 이상 대응하지 않았다.
파장이 일자 김 원내대표는 "정권 재창출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려던 게 내 취지였다. 정권 재창출이 없으면 박근혜도 없지 않느냐"고 해명하고 나섰다.
○…친서민 정책에 대해서도 당내 '경제통'들이 문제를 제기했다. 'Mr. 쓴소리'로 불리는 이한구 의원이 언론을 통해 친서민 정책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고, 기획재정위 소속 의원들도 재정적자가 누적된 상황에서의 친서민 정책은 일종의 포퓰리즘이라며 비판했다. 이들은 장관들이 나서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이야기하면서 대기업을 압박하고 있는 모양새에 대해서도 우려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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