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 신국제공항 밀양 유치 추진단은 동남권 신공항 필요성과 밀양 유치 당위성을 수도권에 홍보하기 위해 4일 오후 2시 서울 코엑스에서 '동남권 신국제공항 밀양 유치 심포지엄'을 열었다.
우리나라 제2관문공항 역할을 하게 될 동남권 신공항의 입지 선정이 5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치열하게 경합 중인 경남 밀양과 부산 가덕도를 도마 위에 올려놓고 제3자인 수도권 전문가들에게 '요리'를 맡긴 것. '우리끼리만의 자화자찬'이 아닌 공정성과 객관성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이처럼 수도권 전문가들이 참여해 서울에서 열린 심포지엄은 이번이 세 번째다. 그들은 어떤 판단을 내렸을까?
◆접근성, 경제효과 모두 밀양이 우세
이날 심포지엄에서 주제발표를 한 3명의 발제자는 밀양 신공항에 후한 점수를 줬다. 신국제공항의 성공키인 접근성 및 이용승객의 편리성, 경제효과 등 모든 면에서 부산 가덕도보다 경남 밀양이 앞선다고 평가를 내린 것이다.
'동남권 신공항의 필요성과 입지 검토'라는 주제로 발표한 전남대 정봉현 교수(지역개발학과)는 "영남권 국제항공 수요는 2020년에 지금보다 2배, 2025년엔 2.6배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계속 국제관문공항이 없을 경우 2025년까지 연간 6천억원의 사회경제적 비용이 증가하게 된다"며 "또 10년 내에 기존 공항의 처리능력이 한계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인천공항과 기능 분담을 할 수 있는 제2관문공항이 남부경제권에 반드시 들어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신공항의 경쟁력은 이용승객의 편리를 담보한 접근성이 핵심요소"라고 말했다. "세계적인 국제공항들을 살펴보면 유럽과 미국은 주요 도시와 10~30㎞, 일본은 70㎞ 정도의 거리에 공항이 들어서 있다. 밀양과 가덕도를 중심으로 한 반경 75㎞ 영역에 사는 인구 수를 따져보면 가덕도에 비해 밀양이 인구 360만 명 이상 더 많다. 게다가 남해고속도로 확장, 88올림픽고속도로 확장, 울산~함양 고속도로 개통 등으로 광주 등 호남권 주요 도시와 밀양까지의 간격도 2시간 30분으로 앞당겨져 진정한 남부경제권을 책임지는 관문공항이 될 수 있다." 그는 또 "동남권 신공항이 '또 하나의 지방공항'이 되지 않으려면 영남권 5개 지자체는 물론 호남권과 일부 충청권 주민까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접근성을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항건설에 따른 경제효과도 밀양이 우위를 나타냈다. 한양대 김홍배 교수(도시공학과)는 '동남권 신국제공항 후보지별 지역경제 파급효과'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밀양과 가덕도의 공항 건설에 따른 경제 파급효과를 각각 조사했더니 수출입량에 따른 무역수지, 수출업자의 물류비 절감, 이용객의 교통비 절감, 외국인 방문객 및 소비 증가 등 모든 면에서 밀양이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수도권 설득과 당위성 논리 개발이 우선
하지만 수도권 전문가들은 따끔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가덕도보다 밀양이 접근성 등 입지여건에서 앞선다고 마음을 놓아서는 '필패'(必敗)라는 것이다.
특히 수도권 입장에서는 대구와 부산의 감정싸움으로만 비치고 있는 등 동남권 신공항이 왜 필요한지, 또 미래 우리나라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밀양 신공항이 얼마나 합리적인지 등에 대한 다각적인 대국민 홍보가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인천공항부터 육성해야 한다는 수도권의 '원 포트 시스템' 논리를 뛰어넘지 못하면 신공항 건설은 물 건너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강양석 홍익대 교수(도시공학과)는 "밀양과 가덕도를 내세운 대구와 부산이 너무 첨예하게 대립하는 것이 수도권 시각에서는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어차피 한 곳은 경쟁에서 떨어질 텐데 그에 따른 후폭풍이 매우 심할 것으로 우려한다"며 "이 때문에 두 지자체가 분석 변수, 사용 재료, 데이터 등을 합의한 뒤 이를 공정한 용역기관에 연구를 의뢰해 하나의 입지를 도출하는 게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제안했다.
유충식 성균관대 교수(토목공학과)도 "사실 동남권 신공항 얘기는 대구경북 등 영남권 지역에만 이슈로 뜰 뿐 수도권 등 나머지 다른 지역에서는 전혀 모르고 있다"며 "수조원의 세금을 들여야 할 신공항 건설에 국민적인 동의를 얻지 못한다는 것은 앞으로 만만찮은 저항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서둘러 제2의 국제공항 필요성 등에 대한 대국민 홍보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환 호서대 교수(토목공학과)는 "밀양과 가덕도만 놓고 접근성, 경제성 등에서 밀양이 앞선다고 느긋하게 대처해서는 안 된다. 30~50년 후 신공항이 몰고올 산업적 측면의 편익 분석과 신공항 주변 지역에 대한 개발 청사진 등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승일 서울시립대 교수(도시공학과)는 "인천공항과 동남권 신공항의 역할 관계를 정립해 수도권의 '원 포트 시스템' 논리를 설득하는 방안을 세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동남권 신공항 후보지별 지역경제 파급효과(자료:김홍배 한양대 교수)
※접근성 향상에 따른 수출입량 변화(단위:백만원)
▲밀양 경우
지역--수출량 변화--수입량 변화--무역수지 변화
전북--0--0--0
전남--54--13--41
대구--6,186--393--5,793
경북--76,226--5,332--70,894
부산--9,755--812--8,943
울산--7,678--470--7,209
경남--55,080--3,528--51,552
합계--154,979--10,547--144,432
▲가덕도 경우
전북--0--0--0
전남--45--11--34
대구--4,685--297--4,388
경북--20,787--1,434--19,353
부산--10,463--871--9,592
울산--7,213--440--6,772
경남--49,410--3,150--46,261
합계--92,603--6,203--86,400
※국내 수출업자 물류비 절감액(단위:백만원)
지역--가덕도--밀양
전북--0--0
전남--19--23
대구--409--544
경북--1,058--2,550
부산--1,233--1,150
울산--447--478
경남--2,660--2,996
합계--5,827--7,740
※이용객 교통비 절감액(단위:백만원)
지역--가덕도--밀양
전북--368--425
전남--2,188--2,375
대구--11,858--14,203
경북--5,267--7,609
부산--32,327--30,148
울산--6,552--6,310
경남--12,620--13,177
합계--71,181--74,247
※외국인 방문객 및 소비증가
구분--가덕도--밀양
무역규모 증가(백만원/년)--98,805--165,526
방문객 수 증가(명/년)--22,711--31,662
소비 증가(백만원/년)--27,530--38,381
참고=밀양과 가덕도 신공항 규모를 인천공항의 절반 수준으로 감안해 도출한 연구결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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