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탁주의 파업이 50일째를 넘어섰다. 임금 인상과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하는 노조의 파업에 사용자측이 직장폐쇄로 맞대응하면서 시중에서 '불로막걸리'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려운 현실이 됐다. 급기야 3일 대구탁주 노조가 산업안전보건법'노동관계법 위반을 이유로 사측을 고용노동청에 고발하면서 노사 갈등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대구탁주 사태의 근본 원인은 저임금 때문이다. 초임 120만 원, 10년차 숙련 근로자가 140만 원, 30년 일하고도 손에 쥐는 게 고작 170만 원 남짓이라면 분명 문제가 있다. 근로 의욕은 물론 직장에 대한 애정이나 충성심이 생겨날 수 없는 구조인 것이다. 그런데도 사용자 측이 이런 현실을 외면하고 파업 이틀 만에 직장폐쇄에 들어간 것은 엉킨 실타래를 풀려는 의지가 없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대구탁주가 67개 양조장이 조합 형식으로 참여하고 있는 영세 사업장이라는 점은 이해된다. 하지만 40년이라는 연륜과 지역에서 대구탁주의 위상을 감안할 때 이런 저임금 구조는 납득하기 힘들다. 2006년에도 파업-직장폐쇄로 석 달간 막걸리 생산이 중단돼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은 바 있다. 이런 일이 거듭되면서 불로막걸리'팔공산 동동주 합쳐 한때 대구 지역 탁주 생산량의 90%를 차지한 적도 있으나 지금은 70%대로 낮아진 것이다.
싸우면서도 한편으론 머리를 맞대 이견을 좁히고 조금씩 양보하면서 원만한 결론에 도달하는 게 노사 관계의 기본이다.
불로막걸리는 대구를 대표하는 몇 안 되는 브랜드다. 막걸리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높아지고 붐마저 일고 있는 상황에서 노사의 극한 대립으로 두 달 가까이 생산을 못 하고 있는 것은 지역사회 전체에 큰 손실이다. 이제라도 협상 테이블로 돌아와 성실하게 교섭하는 것이 대구의 막걸리를 살리는 길이고 노사가 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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