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체의학 이야기](5)명상요법

스트레스 완화 방법으로 인정돼 美 의대들 교과과정 채택

◆명상 효과는 스트레스와 정반대

명상은 많은 문화권에서 과거로부터 전해져 왔으며 모든 종교에서도 명상을 이용하였다. 그래서 그 방법도 다양한데 집중명상은 상상 또는 자신의 숨소리에 정신을 집중하거나 "옴~"과 같은 소리를 반복하는 방식이고, 통찰명상은 단순한 소리나 숨소리에 집중하는 대신에 느낌, 상상, 냄새 등을 자세히 인식하는 방식이다.

1968년 하버드 의과대학 심장내과 의사인 벤슨(Herbert Benson)은 초월명상을 하는 집단으로부터 초월명상이 혈압을 낮출 수 있는가를 증명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벤슨은 처음에는 거부했으나 결국 자원봉사자를 구하여 초월명상에 관한 실험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초월명상 전, 명상 중, 그리고 명상 후 20, 30분 동안 생리 현상을 비교했는데 놀랍게도 다음과 같은 현상들이 관찰되었다. ▷ 산소 소모량이 현저히 감소하였다 ▷신진대사량이 감소하였다 ▷맥박과 호흡수가 감소하였다 ▷뇌파의 알파파가 증가하였다. 이런 생리반응들은 스트레스 반응과는 정반대가 되는 현상들이었다.

그래서 벤슨은 초월명상이 스트레스를 완화할 수 있는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였고 이후 25년간 더욱 심도 있는 연구를 진행하였다. 이러한 벤슨의 선구적 연구가 바탕이 되어 오늘날 명상은 미국의 하버드 의과대학을 비롯하여 많은 의과대학에서 교과과정으로 채택되었다.

◆뇌도 끊임없이 변한다

최근 뇌 촬영 기술이 발달하면서 과학자들은 명상을 할 때 뇌에서 관찰되는 영상에 관해 다음과 같은 많은 보고를 하고 있다.

▷1990년 헬조그(Herzog)는 명상을 할 때 양전자 방출 단층 촬영술(PET)을 이용하여 관찰하면 전두엽에서 당대사가 증가한다고 하였다. ▷1999년 루(Lou)는 명상을 할 때 PET를 이용하여 관찰하면 산소대사가 휴식할 때보다 증가한다고 하였다 ▷2000년 하버드 대학의 라잘은 명상을 할 때 기능적 자기공명영상술(FMRI)을 이용하여 관찰하면 뇌간, 하마 및 전대상회 등에서 활성이 증가한다고 하였다. ▷2004년 루츠(Lutz)는 명상을 할 때 뇌파를 이용하여 관찰하면 양쪽 전두엽 부위 및 양쪽 측두엽 부위에 25~45Hz의 감마파가 나타나고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뇌 전체에 걸쳐 감마파가 나타나는 감마파 동조 현상이 일어난다.

그리고 고승(큰스님)의 경우에는 명상을 하지 않는 평상시에도 이 부위에서 감마파의 활성이 높다고 하였다. ▷2003년 뉴버(Newberg)는 고승을 대상으로 단일광자 단층촬영술로 검사를 했는데 휴식할 때에 비하여 명상을 할 때 전두엽의 활성이 증가하는 반면, 두정엽의 활성은 오히려 감소한다고 하였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골만(Daniel Goleman)에 의하면 뇌가소성을 유발한다고 하였다. 그는 고승을 대상으로 자비명상(compassion meditation)을 하게 한 다음 FMRI로 검사한 결과 전전두엽의 활성이 증가하고 이는 명상수련의 기간에 비례하여 증가한다고 하였으며 이러한 현상은 뇌가소성 때문이라고 하였다. ▷위스콘신 대학의 심리학 교수인 데이비슨(Davison)은 고승이 자비명상을 할 때 고감도 뇌파장치를 이용하여 뇌파를 분석하였는데 좌측 전전두엽에서 감마파가 강력하게 나타남을 관찰하였고, 명상의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이 감마파는 뇌 전체로 파급되어 뇌 전체가 동조현상을 일으킨다고 하였다. 이뿐만 아니라 고승의 경우는 명상을 하지 않은 평상시에도 대조군에 비하여 전전두엽의 활성이 유의하게 증가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어 이는 뇌가소성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하였다.

지금까지 뇌과학에서는 '소아기를 지나면 뇌신경은 재생되지 않는다'는 고정관념이 있었는데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뇌는 세포재생이나 가소성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뇌는 평생 끊임없이 변한다는 사실, 뇌도 다른 장기와 마찬가지로 용불용설(用不用說)이 적용되므로 사용하지 않으면 위축된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치료 원리와 유의사항

사람의 마음은 표면의식, 개인 무의식 및 집합 무의식 등으로 구성돼 있는데 명상을 하면 표면의식과 개인무의식의 활성은 줄고 집합 무의식의 활성은 증가한다. 마음의 상태가 집합 무의식으로 유도되면 마음은 몸의 에너지 구조와 연결되고 드디어 몸과 연결하게 된다. 이때 집합 무의식은 마치 빛이 어둠을 제거하듯이 몸의 어두운 구석(병변)이 있으면 이를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명상요법은 때로는 어린 시절의 학대나 충격의 기억을 이끌어낼 수 있고 이로 인하여 환자가 혼란에 빠질 수 있으므로 이런 상황을 대처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호흡기에 문제가 있는 환자는 호흡에 정신을 집중하는 명상은 피해야 한다. 정신분열증 환자는 명상을 피하는 것이 좋다. 어떤 질병을 약물로 치료 중인 환자는 명상이 처음부터 치료 약물을 대신할 수 없으므로 명상에 숙련될 때까지는 약물 치료를 계속해야 한다. 명상은 매일 15~20분 동안 꾸준히 하여야 한다.

이상엽(대구 보비스병원 원장)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