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명작, Why?]사랑의 노래 (Love Song)

작 가 명 : 조르지오 데 키리코 (Giorgio de Chirico, 1888~1978)

제 목 : 사랑의 노래 (Love Song)

연 도 : 1914년

크 기 : 73.0x59.1㎝

재 료 : Oil on Canvas

소장처 : 뉴욕현대미술관 (The Museum of Modern Arts, New York, USA)

화면 오른쪽의 건축물은 지중해의 고대 도시 정경에서 영감을 얻은 듯하고, 화면 왼쪽에 적게 보이는 검은 물체는 지붕 위로 연기가 나오는 굴뚝 혹은 증기를 토하고 달리는 기차를 연상케 한다. 그리고 화면 중앙 건물 벽에 그리스 양식의 조각상과 반짝이는 빨간 고무장갑이 걸려 있는 장면, 어두운 바닥 위에 녹색 공이 연출된 모습을 통해 화가가 가지는 환상적이며 몽상가적인 끼를 엿볼 수 있다. 이 작품은 형이상학적 회화의 창시자이며 이탈리아 화가인 조르지오 데 키리코의 대표작 중 하나인 〈사랑의 노래〉이다.

형이상학적 회화(Metaphysical painting)는 데 키리코에 의해 시작되었다. 그는 젊은 시절을 뮌헨에서 보내는 동안 19세기 독일 낭만주의 회화와 철학자인 아르투르 쇼펜하우어, 프리드리히 니체의 저서들에 강한 매력을 느꼈으며 절대적인 영향을 받았다. 그는 인간이 창조한 문화에 대해 회의적인 사고를 가졌다. 전쟁 중 발생한 많은 사상자를 보고 전율했으며, 그래서인지 그의 그림은 암담한 죽음의 광장을 펼쳐놓은 듯 묘사되기도 했다. 그리고 형이상학적 회화는 1911~20년에 키리코와 카를로 카라, 조르조 모란디의 작품을 통해 번성해 나갔다.

이 화가들의 구상적이면서도 기괴하고 부조화스러운 형상은 보는 이에게 낯설고 불안한 느낌을 자아내게 했다. 깊이 있는 먼 공간에 어울리지 않는 여러 가지 물건들을 배치한 이 작품들은 1920년대의 초현실주의자들에게 강한 영향을 미쳤다. 키리코의 영향으로 살바도르 달리, 르네 마그리트 같은 초현실주의 화가들은 보다 자유로운 인간의 내면적 세계를 형상화해낼 수 있었다.

1917년 페라라의 군병원에서 키리코와 첫 만남을 가진 카라는 밀라노에서 열린 그의 전시 카탈로그에 "위대한 창설자 가문의 타락하지 않은 자손들이라 생각하는 우리들은 언제나 정확하고 본질적인 형상과 표현법, 그리고 이상적인 환경을 추구해 왔다. 이것들이 없다면 회화는 정교한 기법과 외부 실재에 대한 소소한 분석에 머무르고 말 것이다"라고 써 인상주의를 거부하였으며, 인상주의의 효과를 미래주의가 모방하는 것 역시 거부했다. 카라는 키리코와 함께 '새로운 형이상학 미술을 위한 공헌'에서 발전시켰던 방법을 1918년에 이론화했다.

김태곤(대백프라자갤러리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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