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스파스가 시민들에게는 도심 속 휴식처로, 청소년에게는 체험학습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이정웅(65'사진) 대구에스파스 자문위원장은 걱정이 태산이다. 그동안 간간이 이뤄지던 에스파스에 대한 정부와 기업들의 지원이 점점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대구도시공사가 관리비, 운영비 일부를 지원했지만 올해부터 지원을 끊은 데다 2012년부터는 정부의 사회적 일자리 창출사업에서도 제외돼 앞으로 운영이 막막하기만 하다.
"대구 에스파스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잡초만 무성했던 황무지였습니다. 이런 황무지에 500여 종의 꽃과 나무를 심고 다양한 생물들을 기르고 가꿔 이제야 시민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곳으로 탈바꿈했습니다. 대구를 대표하는 도심 속 휴식처로 거듭나려고 하는데 관련된 지원이 끊긴다면 이곳은 다시 예전의 황무지로 돌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이 자문위원의 안타까움은 대구 에스파스를 탄생시킨 주인공이기 때문에 더욱 크다. 퇴직 전 대구시청 녹지과장을 지냈던 이 위원장은 2007년 신천에스파스 조성을 이끈 장본인. 녹지과장으로 근무한 경험을 되살려 에스파스 생태 조성에 뛰어든 그는 대구수목원에서 종자를 가져와 직접 씨를 뿌렸고, 자라풀'삼백초'가시연 등 희귀종이나 멸종위기 식물들까지 구해 이곳에 심었다. 시청에서 가로수 교체작업으로 벤 플라타너스를 가져와 원두막 기둥으로 쓰기도 했다. 또 논밭을 개간하면서 나온 자갈들로 운치 있는 돌길을 꾸미는 등 전체 2만여㎡에 걸친 조경에도 그의 손길이 가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다. 지금도 매일 공공근로자들과 함께 출근 도장을 찍고, 한여름 땡볕에도 일을 놓지 않아 얼굴이 새까맣게 탈 정도로 열심이다.
"대구시내에 이만한 생태공간을 만들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없애는 것은 한순간입니다. 지금도 변변한 화장실 하나 없고 음수대가 없어 이곳을 찾는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보다 많은 시민들이 쉬어갈 수 있는 도심 속 휴식처가 될 수 있도록 지자체와 구청, 사회적 기업들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합니다."
최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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