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교통정체 뻥 뚫리는 해법은 없나

공사장만 20여곳…도로에 갇혀 하루가 간다

대구 도심의 교통흐름이 꽉 막히고 있다.

올해 초부터 직진후 좌회전으로 바뀐 신호체계, 도시철도 3호선 건설공사, 대중교통전용지구 운영에 따라 오후 시간 도심 곳곳에서 극심한 차량 지·정체가 빚어지고 있다. 또한 하루가 멀다하고 파헤쳐지는 땜질식 도로 공사가 도심의 교통흐름을 악화시키고 있다.

◆도심은 공사중

5일 오후 5시 대구 북구 팔달시장 주변 교차로. 직진신호가 떨어졌지만 길게 늘어선 차량들은 서너 차례 신호를 받아야만 교차로를 지날 수 있었다. 편도 3차로 도로가 도시철도 3호선 공사로 2차로로 줄었기 때문이다.

운전자 권상희(37) 씨는 "도시철도 3호선 공사로 차선이 감소하면서 차량 지·정체가 심해져 칠곡에 있는 거래처 사장을 만나기 위해서는 이전보다 30분 일찍 나서야만 한다"고 답답해했다.

도심 도로 수십여 곳에서 공사판이 벌어지면서 시민들의 '교통 스트레스'가 극심하다. 도시철도 3호선 공사뿐만 아니라 수성로(1.65km), 상인~범물(10.44km) 도로 등 16곳에서 크고 작은 공사가 진행중이다.

각 구·군이 진행하고 있는 공사까지 포함하면 도심 도로공사장은 20여 곳이 넘는다.

매일 범어네거리를 지나는 강창희(32) 씨는 "범어네거리 주변은 얼마전 도로공사를 마쳐 숨통이 좀 트이나 했는데 또 다시 공사를 하고 있더라"며 "도로가 차 다니는 곳인지 공사하는 곳인지 구분이 안갈 정도"라고 말했다.

◆교통선진화체계도 정체요인

직진후 좌회전을 중심으로 한 교통선진화정책도 도심 교통흐름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5일 오후 4시쯤 대구 중구 서성네거리의 경우 차량 범퍼를 맞대다시피한 차량들이 좌회전을 받기 위해 200m가량(중앙네거리 방향) 늘어서 있었다. 좌회전 신호가 떨어졌는데도 차량들은 경적만 울려댈뿐 좀처럼 움직이지 못했다.

운전자 김모(40) 씨는 "중앙네거리에서 네 차례 신호를 받고서야 계산오거리 방향으로 좌회전 할 수 있었다"며 "차량운행이 많은 도심의 경우 직진후 좌회전은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초부터 대구 916개 교차로 중 편도 2차로를 제외한 642곳이 교통선진화정책에 따라 직진후 좌회전 신호로 바뀌었다. 직진과 좌회전 동시신호가 작동됐던 317곳의 교차로가 직진후 좌회전으로 바뀌면서 좌회전 경우 출퇴근 시간에 서너 차례 신호를 받아야만 지날 수 있는 곳이 대부분이다.

운전자들은 도로 및 교통관리 기관이 면밀한 교통량 조사없이 획일적으로 신호와 차선을 변경한데 따른 것이라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해법은 없나?

교통전문가들은 차량 지·정체 등 도심 교통문제는 대구시의 임기응변식 정책에 그 원인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인천시의 경우 도시철도 공사를 하기에 앞서 상습 교통체증이 빚어지는 도심 주요 간선도로에 대해서는 소통대책을 마련해 시민불편을 줄이고 있다. 임시 우회도로를 만드는 것은 기본이고 교통처리대책 태스크포스를 운영하고 시뮬레이션을 통해 상시적으로 교통량을 조사·분석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각 정체구간에는 안내원과 교통봉사원을 배치해 교통흐름을 돕고 있다.

계명대 김기혁 교수는 "교통은 장기적으로 보고 대책을 세워야 하는 것이지 당장의 문제점만 해결하려 해서는 안 된다"며 "지금부터라도 도심 정체 구간 파악과 분석을 통해 장·단기적으로 교통 수요에 맞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구대 정성용 교수는 "중구의 대중교통전용지구만 보더라도 시행에 앞서 교통량과 종로·약전골목 등 주변 이면도로의 체계적인 교통처리 방안이 포함되지 않아 도심 교통 흐름에 심각한 장애를 초래하고 있다"며 "교통은 생명체와 같아 계획 단계에서부터 정확한 예측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노경석 인턴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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