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토요 초대석] "TK, 19대 총선 비례대표 자리 마련"…박지원 민주당 비상대책위 대

"전당대회를 가장 공정하고 중립적으로 관리하고 당원과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민주당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2012년 정권교체의 길을 만들어낼 수 있는 전당대회가 되도록 하겠다."

민주당의 차기 대권구도는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맡고 있는 박지원 원내대표에게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 공천을 받지 못하고 무소속으로 출마, 당선돼 민주당에 복당한 지 2년밖에 안 되는 짧은 시기에 박 원내대표는 정책위의장을 거쳐 원내대표에 당선된 데 이어 '1인자' 자리까지 올랐다.

'박지원 시대' 활짝 개막된 것이다.

그의 득세를 경계하는 당내 시선에 대해 그는 "박 의원과 박 원내대표보다도 박 (비서)실장이 더 익숙하고 그렇게 불러주는 게 좋다. 나의 정치적, 역사적 임무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으로) 끝났다"며 "민주당이 재집권하는데 벽돌 한 장이라도 놓겠다는 심정으로 역할을 할 뿐"이라고 일축했다.

비대위 회의 주재 등으로 촌각을 쪼개 쓰는 바쁜 일정 속에서 그는 본지와의 인터뷰에 기꺼이 응했다.

-정치인으로서 가장 행복했던 기억은 무엇인가.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다.

-비대위 대표라는 중책을 맡았다.

▶지금 민주당은 중대 기로에 있다. 정부 여당에 대한 감시와 견제, 민주당의 정체성에 맞는 대안 제시가 필요한 때다. '아름다운 경선'을 통해 2012년 정권교체의 길을 만들어가는 전대가 되도록 관리하겠다. 귀는 열어놓되 입은 봉하고 결정은 잔인하게 하겠다.

-6·2지방선거에서는 국민이 야당을 선택했지만 7·28재보선에서는 달랐다.

▶선거는 이길 수도, 질 수도 있다. 정치인이 오만과 독선으로 건방을 떠는 일을 많이 할 때 국민은 가혹하게 심판한다. 지방선거 이후 언론은 민주당의 재보선 압승을 예상했다. 이런 과대평가와 엄살에 우리가 건방져졌다. 그래서 국민의 생각을 따르는 공천을 하지 못했다. 우리는 도취했고 또 치열함을 상실했다. 최선을 다하지 않은 것이다. 다 뛰어도 부족한데 20, 30명의 의원들은 (재보선 지원유세에) 한 번도 보이지 않았다.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다.

-제1야당이 잘해야 대한민국이 똑바로 간다.

▶민주당은 정체성을 재확립할 필요가 있다. 자유당 시절 매일신문의 역할처럼 민주당의 지향점도 같다. 생활정치, 뉴민주당 플랜 등을 지키고 반대만 일삼는 야당이 돼서는 안 된다. 우리는 성공한 집권경험이 있는 야당이다. 집권한 10년 동안 민주주의와 서민경제, 남북관계, IT, 생산적 복지 등을 성공적으로 이뤄내지 않았느냐.

거기에 미래지향적인 비전을 제시하면 된다.

-박지원 정치의 힘은 어디서 나오나.

▶김대중 전 대통령으로부터 배웠다. 지금도 아침에 일어나면 김 전 대통령에게 묻는다. '저에게 지금 무슨 말을 해주실 겁니까?'하고 물으면 '네 생각이 중요하다. 국민의 생각이 중요하다. 많이 들어봐라. 원칙적 문제는 국민을 설득해라. 역사를 생각해라' 이렇게 답을 주신다. 내 생각과 국민 생각, 국민에 대한 설득 이 세 가지가 답이다. 그리고 몸을 던져 정치를 한다. DJ께서는 국회의원에 당선되자 두 가지를 당부했다. 국회의원도 기자도 만나지 말고 의정활동을 열심히 하라는 것과 '금지월래'(금요일에 지역구에 가서 월요일에 올라오라)다. 나는 김 전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모든 소임이 끝난 사람이다. 지역구는 이번 재보선 기간 2주를 제외하고 한 번도 가지 못한 적이 없다.

-정치인 박지원의 꿈은 킹메이커인가.

▶민주당이 집권해야 남북 간 평화가 유지될 수 있고. 소외계층의 복지 사각지대가 해소될 수 있다. 정세균 전 대표가 대통령이 되면 (내가) 장관을 하겠나, 손학규 전 대표가 된다고 도로공사 사장을 하겠나. 나의 역사적 정치적 임무는 끝났다. 진짜 민주당이 한 번 더 집권하는 것이 나의 꿈이다. 내가 무슨 킹메이커냐, 조타석에 앉아서 선장 노릇 해야 한다고는 생각도 하지 않는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대구경북 등에서 지지율이 꽤 올랐다.

▶이번에 호남에서도 한나라당 후보가 12~13%를 받았다. 후보의 경쟁력에 문제가 있었는데도 그렇게 됐다. 부산에서는 야당이 45%를 받았다. 그게 변화다. 대구에서 다음에는 15~20% 지지율을 얻도록 하는 것이 우리가 집권하는 길이다. 그 지역을 대표하는 참 좋은 인사들을 영입해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만들어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다음 총선에서 비례대표 자리도 주겠다. 그러면 그 사람들이 대구에서 열심히 뛸 것이다. 뛴 만큼 승리하는 것이다.

서명수·서상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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