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가톨릭대병원 치과에 지역 첫 '자기치아뼈은행'

내 치아로 망가진 잇몸뼈 '보수공사'

자기 치아나 가족 치아를 뼈이식재로 활용할 수 있는 뼈은행이 대구가톨릭대병원에 개설돼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자기 치아나 가족 치아를 뼈이식재로 활용할 수 있는 뼈은행이 대구가톨릭대병원에 개설돼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가족치아뼈은행'이 지역에서 처음으로 대구가톨릭대병원 치과에 들어섰다. 자기 치아를 이용해 잇몸뼈를 만들고, 심지어 자기 치아를 가족들에게도 쓸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치아뼈은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치아뼈은행이 필요한 이유와 어떤 과정을 통해 치아 뼈가 활용되는지, 뼈은행을 이용하는 비용은 얼마나 되는 지 등에 대해 알아본다.

◆뼈 이식은 왜 필요한가

잇몸 질환으로 치아 주위의 치조골이 흡수돼 없어졌거나, 턱뼈 내부 질환 때문에 뼈가 파괴됐거나, 임플란트를 심는 치조골 부위에 뼈가 없는 경우 뼈를 재건하기 위해 뼈이식이 필수다. 특히 위턱 어금니 부위에 임플란트를 심을 때엔 상악동이라는 큰 동굴 때문에 충분한 잇몸뼈가 없어 임플란트를 심기가 어렵다. 이런 경우엔 상악동에 많은 뼈이식이 필요할 수 있다.

자신의 엉덩이뼈나 턱뼈를 채취한 자가골을 이식하거나 다른 사람의 뼈를 가공 처리하여 만든 동종골, 소뼈나 돼지뼈 등을 가공 처리해 만든 이종골, 공장에서 합성해 만든 합성골 등이 오랫동안 이용돼 왔다. 하지만 단점들이 많았다.

국내에서 오랜 기간 연구된 자기 치아뼈는 자가골처럼 골형성 유도 단백질이 풍부해 신생골 형성을 촉진시켜준다. 현재 뼈가 없는 부위의 재건을 위해 최근 많은 개인의원에서도 널리 이용하고 있다.

◆자기 치아뼈 이식은 무엇인가

자기 치아뼈 이식은 치조골(잇몸뼈)과 구성성분이 동일한 치아를 이용, 환자 자신의 잇몸뼈와 유사한 뼈이식재로 만들어 잇몸뼈를 다시 만드는 것을 말한다. 충치나 풍치로 치아를 뽑거나 사랑니를 뽑은 뒤 자기 치아를 버리지 않고 특수처리해 골이식재로 만들어 사용한다. 치아의 성분은 잇몸뼈처럼 타입 I 콜라겐(유기물)과 뼈의 치환 인자들(무기물)을 가지고 있다. 가공처리된 자기 치아 뼈이식재의 성분은 이러한 무기질과 유기질을 모두 보유하고 골유도 및 골전도도 빠르다. 자기 치아 뼈는 본인의 치아를 사용하기 때문에 특별한 혈액검사없이 이용이 가능하다. 제작과정은 동의서 작성→수거→처리→발송→시술 등 5단계를 거쳐 약 10일 정도가 걸린다.

◆어떤 방법으로 활용하나

충치 부위를 완전히 제거한 뒤 건강한 치아만을 사용한다. 뼈 결손의 형태에 따라 뽑은 치아를 이용해 가루뼈와 덩어리뼈를 동시에 만들 수 있다. 자기 치아뼈는 면역거부 반응이 없고 신생골 형성이 빠르다는 장점 외에도 제작 후 상온에서 5년 정도 보관이 가능하기 때문에 필요할 때 본인 또는 병원에서 보관한 뒤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다. 자기 치아 외에도 가족 치아를 뼈이식재로 기증할 수 있다. 직계가족은 유전적으로 유사하기 때문에 거부반응 없이 이식할 수 있다. 가령 아들의 사랑니를 뽑은 뒤 버리지 말고 자기 치아뼈처럼 동일하게 특수 처리해 치아 뼈가루로 제작한 뒤 부모님이 임플란트를 할 때 잇몸뼈가 부족하다면 기증해 사용할 수 있다.

◆가족 치아뼈는 어디에 보관하나

자기치아 뼈은행은 모든 개인의원에서 이용이 가능하지만 가족치아뼈는 대학병원급에서만 이용이 가능하다. 영남권에서 유일하게 가족치아뼈은행 (은행장 손동석 교수)으로 인정된 곳은 대구가톨릭대병원 치과/구강외과다.

가족치아뼈를 제작하는 과정에는 제공하는 사람과 제공받는 사람 사이의 바이러스 교차 감염을 막기 위해 B형 및 C형 간염 및 HIV 검사가 필수적이다. 간염 검사를 위해서는 혈액검사가 필요하고, HIV 검사는 외래에서 구강 점막을 이용해 간단히 검사할 수 있어서 환자 정보를 보호할 수 있다. 제작비는 자가치아 및 가족치아 뼈 모두 같다. 가루뼈는 30만 원, 덩어리뼈는 50만 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 수술 비용은 별도로 책정된다. 수입되는 가루뼈나 덩어리뼈보다 비용이 저렴하다. 치아 크기에 따라 0.2~1cc의 뼛가루가 제작된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도움말=대구가톨릭대병원 치과 손동석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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