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자기가 아무것도 걸리적거릴 것 없는 자유인이란 사실에 긍지마저 느끼고 있었다."(걸리적거릴→거치적거릴) "담벼락에는 개발새발 아무렇게나 낙서가 되어 있었다."(개발새발→괴발개발) "조행수님, 사유 받아 내는 일만 여축없다 하면 그놈 멸구시키는 일이야 어렵지 않습니다."(여축없다→깔축없다) "직장 동료들끼리 점수 맞추기 내기도 인기다."(맞추기→맞히기) "눈이 너무 많았다면 온통 은빛으로 뒤덮혀 윤곽을 잃었을 것이다."(뒤덮혀→뒤덮여)
"사망통보 절차가 바껴 뒤늦게나마 다행이다."(바껴→바뀌어) "웃옷을 벗어붙이고는 씩씩거리며 대들다."(벗어붙이고는→벗어부치고는) "그가 써놓은 답변을 봤더니 글쎄올씨다."(글쎄올씨다→글쎄올시다) "주변에 친구가 없어서 저래. 지 혼자 놀거나 할매하고 맨날 논다."(맨날→만날) "이번 사건은 전 세계에서도 유래없는 일이다."(유래없는→유례없는)
"예수의 첫째 기적은 카나의 혼인잔치에서 물을 포도주로 바꾼 것이다."(첫째→첫 번째) "거래처의 한 관계자와 술을 거하게 마신 뒤 스크린골프를 친 게 화근이었다."(거하게→건하게) "찰보리쌀은 쌀과 함께 씻어 물을 조금 더 부어 밥을 지으면 찰진 밥을 먹을 수 있다."(찰진→차진) "담배를 계속 피는 사람은 나와 함께 가지 못한다."(피는→피우는) "끌려가지 않으려 바둥거리다 힘이 다해 막 끌려가려던 참에 동아줄이 보였다."(바둥거리다→바동거리다)
2008년 8월에 시작한 '교열 斷想'(단상)이 100회를 맞아 그간 게재한 내용을 되돌아봤다. 3회째 '詩 표현 유감'에서 '할 일없이'가 '하릴없이'의 잘못임을 지적하자, 한밤중에 항의전화를 받기도 했지만 100회를 회고해 보면 감회가 새롭다.
'회고'와 '회상'의 구별은 쉽지 않다. '회고'(回顧)는 돌아다봄, 지난 일을 돌이켜 생각함을 뜻하며 "이날 밤 배안에서 그의 모습이 사라지기 전에 마지막으로 남기고 간 자신의 유년시절에 대한 회고였다."로 쓰인다. '회상'(回想)은 지난 일을 돌이켜 생각함 또는 그런 생각, 한번 경험하고 난 사물을 나중에 다시 재생하는 일을 뜻하며 "회상이 거기까지 미치자 명훈은 갑자기 온몸이 후끈 달아올랐다."로 활용한다.
회상의 상(想)은 생각하다, 회고의 고(顧)는 돌아보다, 응시하다, 마음에 새기다, 반성하다는 뜻이다. 국어학자 남영신이 펴낸 국어사전에는 주로 사적(私的)인 일에 관해 돌이켜 보고 기록한 것은 '회상록'으로, 주로 공적(公的)인 일에 관해 돌이켜 보고 기록한 것은 '회고록'으로 구별하고 있다.
'교열단상'을 읽고 조언을 해준 분들께 감사 드리며, 앞으로도 우리말에 대해 도움이 될 수 있는 글을 쓰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해 본다.
교정부장 sbh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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