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7명 탄 포항선적 '대승호' 동해 조업중 北에 나포

공해상인지 여부 사태해결 핵심…해군기지 함북 김책시 성진항 이동

우리나라 국민 4명과 중국인 3명을 태운 포항선적 오징어 채낚기 어선인 '55대승호'(41t급)가 8일 동해 북쪽 해상에서 북한 경비정에 나포됐다.

해양경찰청은 이날 "대승호가 북한의 배타적경제수역(EEZ)으로 추정되는 해상에서 북한 당국에 의해 단속돼 성진항으로 이동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김칠이(58) 선장을 비롯해 7명이 탄 대승호는 이달 1일 포항 동빈항을 출항, 다음달 10일 귀항할 예정이었다.

해경에 따르면 대승호는 7일 오후 6시 30분쯤 포항어업정보통신국에 동해 948-1 해구역인 대화퇴 어장에서 조업 중이라고 보고해 왔다는 것. 하지만 추가 보고 시각인 8일 오전 5시 30분까지 연락이 없는 등 통신이 두절된 상태였다는 게 해경의 발표다.

이후 포항어업정보통신국이 8일 오후 2시 35분쯤 대승호에 위성전화를 이용해 "지금 북한 경비정에 끌려가느냐"고 물었고 대승호는 "네"라고 답했다. 이어 "어디로 가느냐"고 묻자 대승호는 "성진으로 간다"고 대답한 후 교신이 끊겼다고 해경은 밝혔다. 성진은 함경북도 김책시에 위치한 항구이며 북한 해군기지가 있다.

나포된 대승호에는 선장 김 씨와 선원 김정환(52), 공영목(60), 이정득(48) 씨와 중국인 갈봉계(38), 진문홍(37), 손붕(37) 씨 등이 타고 있었다. 1995년 건조된 대승호는 선체 길이 22.15m, 폭 5.3m에 560마력의 디젤엔진을 장착하고 있으며 선체는 강화 플라스틱(FRP)으로 제작됐다.

포항해경 한 관계자는 "대승호가 북측에 나포된 지점이 북한의 배타적경제수역인지 아닌지 여부는 현재로서는 정확하지 않다"며 "대화퇴는 한국과 북한, 러시아, 일본 해역이 맞물리는데다 대승호가 공해상에서 나포됐을 가능성도 있어 나포지점이 사태 해결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했다. 배타적 경제수역에서 단순 운항은 공해(公海)처럼 문제가 되지 않지만 조업이나 채굴 등 경제적 행위를 했다면 영해(領海)처럼 단속 대상이 될 수 있다. 포항해경은 "우리 영해를 침범해 조업하는 타국 어선의 경우 우리 정부도 나포해 조사하고 있다"며 "국제법과 관례에 따른 북한 측의 신속한 조치와 함께 우리 선박과 선원들의 조속한 귀환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포항·박진홍기자 pj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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