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전유성 씨가 총연출을 맡은 '개나소나 콘서트'가 8일 저녁 청도군 화양읍 야외음악당에서 열려 관객들에게 잔잔한 웃음과 감동을 선사했다.
이날 행사는 전국에서 온 2천여 명의 애견 주인을 비롯한 관객들이 잔디광장까지 자리를 점령하는 등 성황을 이뤄 말복 더위를 무색하게 했다. 특히 메인 무대인 71인조 아모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는 지난해에 이어 사람과 반려동물(애완동물)이 함께 클래식을 듣는 이색 풍속도를 연출했다.
관객들은 이날 삼삼오오 일찌감치 청도에 도착, 개그 공연과 명사와의 애견 사진전 등을 즐기며 저녁 무대를 기다렸다. 연주가 밤하늘에 울려퍼지자 관객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졌으며 애완견들은 공연 내내 주인의 곁을 지켰다.
공연을 관람한 조정자(51·경기도 성남시) 씨는 "개를 안고 공연장에 들어간 것은 오늘이 처음"이라며 "애완견을 배려할 수 있는 이런 놀이문화가 있다면 몇 시간을 기다려도 좋다"고 했다. 안경란(46·경기도 수원) 씨는 "카페 동호회 회원끼리 연락을 주고받아 오게 됐다"며 "공연을 맘껏 즐겼다"고 얘기했다.
'개나소나 콘서트'는 기획, 관객 반응, 공연 수준 등 지난해보다 전체적으로 안정되고 세련된 행사로 진행됐다. 특히 '전유성의 코미디시장' 개그 극단 40여 명이 스태프를 도맡아 공연장 질서유지 등 익살스러운 행사 매너를 선보였다. 서울의 한 여행업체는 '개나소나 콘서트'를 구경하는 버스여행상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애완견을 데리고 온 관객들도 대부분 개 목줄과 배변주머니 등을 준비해와 볼썽사나운 장면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번 행사를 맡은 전유성 씨는 청도콘서트 홍보를 위해 주제가(로고송) 제작, 방송출연도 불사했다. 방송활동을 자제 중인 전 씨는 이번엔 큰마음먹고 자신이 MC로 있던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등 방송에 20여 회 출연하고 대구, 부산, 울산지역에 광고를 내는 열성을 보였다. 소설가 이외수 씨는 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올리는 도움을 줬고, 인터넷 카페에 각종 반려견 모임의 호응도 줄을 이었다. 또한 구수한 입담으로 사회를 맡은 이홍렬을 비롯해 서수남, 정선희, 김신영, '사랑과 평화'의 최이철 등 연예인들도 청도를 찾았다.
청도군 한 관계자는 "청도군은 소싸움의 이미지도 강하지만 애완견을 위한 공연을 여는 등 동물을 사랑하는 고장으로 거듭나고 있다"며 "공연장 주변 식당들도 행사 취지에 걸맞게 술과 고기를 판매하지 않고 국수 정도만 팔도록 유도했다"고 밝혔다.
청도·노진규기자 jgro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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