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떠날지 고민하는 것부터 즐거운 여름 휴가 시즌이다. 하지만 어떤 교통수단을 이용할지 선택하는 건 참으로 힘든 고민이다. 휴가철 여행 중 겪게 되는 교통체증도 두렵지만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기름값에 집을 나서기가 겁이 날 정도다. 이 같은 교통체증과 휴가비용 걱정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기차여행이다. 손수 운전하는 것보다 다소 불편하겠지만 기름값 걱정과 정체로 인한 짜증 없이 기차여행 특유의 낭만을 즐길 수 있다.
◆기차 타고 '여행을 떠나요'
때맞춰 코레일 대구본부는 여행사와 손잡고 다양하고 저렴한 휴가철 열차상품과 할인혜택을 마련하고 있다. 15일까지 매일 한 차례 무궁화호(4량)가 정기적으로 남도투어 관광열차를 운행한다. 왕복 운행되며 288명이 탑승할 수 있다. 운행시간은 동대구역에서 오전 6시 58분에 출발해 순천역에 11시 25분에 도착하고 순천역에서 오후 5시 29분에 출발해 동대구역에 오후 9시 34분 도착한다. 낙안읍성, 선암사, 순천만 등 순천권과 거문도, 백도, 홍도, 흑산도, 소록도 등 섬상품, 보성 차밭, 곡성 기차마을, 담양 죽녹원 등을 연계한 당일, 1박 2일, 2박 3일 상품 등이 운영된다. 가격은 상품에 따라 3만원에서 20만원 선으로 다양하다.
휴가기간 동안 경북지역을 구석구석 돌아보고 싶다면 경북관광 순환테마열차를 이용해볼 만하다. 경북 전역 철도노선을 한 바퀴 돌며 하루 두 차례 운행하는 이 열차를 이용하면 경북 내륙의 우수한 철도 네트워크를 이용해 풍부한 자연환경, 우수한 문화자원을 직접 즐길 수 있다. 열차는 새롭게 개조된 동차 4량으로 편성된 무궁화호로 열차 내외부에 경북관광을 대표하는 이미지로 디자인돼 있다. 일반실, 이벤트실, 세미나실, 시'군 특산품홍보관, 와인카페를 갖추고 있으며, 각 객실에는 LCD 모니터를 설치해 철로 인근 12개 시'군 홍보영상을 상영하고 있다. 4개 노선, 6개 상품으로 경부선은 왜관'구미'김천역, 경북선은 상주'점촌'예천역, 중앙선은 영주'안동'의성'화본역, 대구선은 북영천'동대구역으로 도내 12개 시군과 대구 등 17개 역을 경유하는 347.5㎞ 거리다. 시간은 5시간 50분 정도 소요된다. 운행시간은 오전 8시 48분에 동대구역을 출발해 오후 9시 20분에 도착한다. 운행요금은 상품별로 2만5천원대에서 9만원대로 다양하고 패키지 등 상품 이용객은 시기별, 요일별, 테마별 상품에 따라 탄력적인 요금을 적용받는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라면 자녀와 함께 교과서 여행을 떠나보자. 올해 처음으로 마련된 교과서 여행은 경주, 수원, 강화도, 김해, 대전 등지에서 교과서에 나오는 다양한 유적지를 직접 눈으로 보고 느낄 수 있는 체험코스로 이달 말까지 한시적으로 운행된다. 서울지역은 오전 7시 10분, 대전은 오전 8시 45분, 수원은 7시 45분 동대구역에서 첫차가 출발하고 상품과 코스에 따라 다양한 요금이 적용된다.
이 밖에도 경주자전거 문화기행, 정동진 바다열차, 은해사 템플 스테이, 보현산 천문과학관, DMZ투어 등 열차를 이용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상품들이 준비돼 있다.
◆기차 여행객 증가
많은 사람들이 기름값 부담없는 알뜰한 철도여행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레일 대구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철도 이용객은 139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130만8천 명보다 증가했고 이달 여행객도 161만 명으로 예상돼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만여 명 늘어날 전망이다.(표 참조)
대구본부 측은 휴가철을 맞아 남도투어 무궁화열차 운행(8월 15일까지), KTX 생애 첫 체험 이벤트 등 각종 할인 이벤트와 알뜰한 철도 패키지 여행상품을 이용하는 사람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휴가기간 동안 임시열차 추가운행, 전국 피서지 인근 철도역 임시정차 등 휴가객 이용편의를 최대한 고려한 것도 휴가철 여행객들의 발길을 잡은 이유 중 하나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 한 달 동안 KTX 생애 첫 체험 이벤트는 대구에서만 1천여 명이 이용했고 기업 간 출장 및 여행 할인 상품을 이용하고 있는 지역 업체만 200여 곳이 된다.
코레일 대구본부 이순호 차장은 "국내 여행자들 대다수가 차별화된 맞춤형 여행 상품을 운영하면서 다양한 할인 정책으로 가격경쟁력이 높은 철도를 선호한다"며 "철도는 도로 정체에 따른 비용이 없으며 배기가스로 인한 환경오염이 적은데다 타 운송수단에 비해 안전해 가장 안전하고 알뜰한 교통수단이다"고 했다.
◆부지런해야 알뜰여행
철도 여행을 계획했다면 할인제도를 꼼꼼히 확인해 보자. 철도 할인카드를 발급받는 것은 필수. 철도 할인카드를 사용하면 최대 15%의 운임을 할인받을 수 있다. 특히 KTX를 이용할 경우 최대 30%까지 구간에 따라 할인율 적용을 받을 수 있다. KTX를 탄다면 동반석 예약도 안락하고 저렴한 여행에 도움이 된다. KTX 4인용 동반석은 일반실 중앙에 설치된 테이블을 두고 마주 보도록 돼 있는 좌석을 1장의 승차권으로 묶어 판매하는 것. 운임은 어른 2.5인분으로 책정해 어른 4명이 이용하면 37.5% 할인을 받는 셈이다. 특히 KTX 생애 첫 체험 이벤트를 이용할 경우 50% 이상 할인받을 수 있다.
코레일이 마련한 테마기차여행의 경우 더욱 저렴한 비용으로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예를 들어 섬진강 테마기차여행을 할 경우 34% 정도를 할인받아 왕복요금이 4만500원인데 비해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기름값만 8만3천410원에 고속도로 톨게이트 비용(1만5천~2만원)이 추가돼 2배 이상 경비가 소요된다.(표참조) 만약 하동, 상주 해수욕장, 보리암 등지를 1박 2일로 기차여행할 경우 2인1실 기준으로 기차운임을 비롯해 11만6천600원이 드는 반면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22만5천원이 들어 톨게이트 비용 2만원 정도를 제외하고도 10만8천원가량이 더 소요된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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