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 중소기업도 '美, 이란 제재' 불똥

미국의 '이란 제재법' 발효로 대(對)이란 수출 기업들 중 일부는 수출을 중단하기로 하는 등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

코트라와 한국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이란에 대한 총수출 규모는 60억달러로 이 중 직접 수출은 40억달러 수준이다. 올 상반기 수출 규모는 25억600만달러로 집계됐다. 최근 한 달간 피해액은 3억달러로 추산하고 있다.

이란 수출 기업들 중 일부 업체들은 이란 제재 조치로 대금 결제가 어려워질 것으로 보고 수출 중단을 결정하는 등 타격을 입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실시한 '대이란 수출 중소기업 피해 실태조사' 결과, 미국의 '이란 제재법' 발효 후 이란과 거래하는 수출 중소기업 72개사 중 56%가 미국의 이란 제재법 발효 후 피해를 입었다고 응답했다. 향후 피해 발생이 예상된다(34.7%)는 응답까지 포함하면 대다수 중소기업이 심각한 피해 상황에 직면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간 15만달러 상당의 자동차부품류를 이란으로 수출하는 대구 성서산업단지 A업체는 지금까지는 결제가 됐으나 제재 조치 이후 결제 여부가 불투명해 수출을 중단하기로 했다. 해충방지제를 수출하는 경산 B업체도 이란 수출을 중단할 방침이라고 했다.

연간 300만달러 상당의 합성고무를 수출하는 경북의 C업체는 사태의 추이를 좀 더 관망해보고 판단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업체 간부는 "현재까지는 수출 대금 결제에 문제가 없다. 하지만 이란 제재조치가 장기화될 경우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몰라 불안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사태 추이를 지켜보면서 판단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구경북에서 대이란 섬유 수출은 전체 섬유 수출 비중의 1.0%(올 상반기 1천384만달러)를 차지해 낮은 수준이다. 수출 주요품목은 섬유원료 및 원사가 80%를 차지하고 나머지는 블랙원단 및 자카드직물 등이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 장병욱 섬유정보팀장은 "이란 제재 조치로 이란 직수출 규모가 30%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직수출 감소에 따라 제3국을 통한 우회수출 등 다각적인 검토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자업계와 자동차업계는 이란 정부가 이란 제재에 한국이 동참한다면 관세를 200%까지 올리고 불매운동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란에서 한국산 가전제품은 70%, 자동차는 50% 이상을 점유할 정도로 교역이 활발하지만 이란 정부 측의 강경 발언이 현실화되면 자칫 중동 최대 시장을 잃을 수도 있다.

두바이에서 활동하는 무역상사의 김대상 이사는 "금융거래 중단으로 이미 2개월째 이란과의 교역이 중단될 정도로 현지에서는 타격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란 제재는 미국 등 다자간에 해결해야 할 복잡한 사안이라 그 해결책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 라마단이 끝나는 다음달 말까지 상황이 좋아지길 기대할 뿐"이라고 말했다.

대구는 이란에 기계류를 중심으로 수출을 하고 있다. 지난해 5천700만달러, 올 상반기 3천600만달러를 수출했다. 경북의 경우 철강, 전자부품 및 제품 등을 주로 수출하는데 수출액은 지난해 5억8천200만달러, 올 상반기 2억4천800만달러를 기록했다. 전체 수출액 중 이란 수출 비중은 대구 1.4%, 경북 1.2%로 미미하다. 10만달러 이상 수출하는 업체는 대구 29개, 경북 20개이다.

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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