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형마트가 싸다는 편견은 버려!

'티프라이스' 지역 마트·시장 가격비교

'최저가'를 놓고 혈투를 벌이고 있는 대형마트 판매 제품 중 오히려 시장보다 비싼 제품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흔히 공산품의 경우 시장보다 대형마트가 싸고, 낱개 제품보다는 묶음 판매가 더 저렴하다고 생각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편견'일 수 있는 것. 심지어는 포장단위를 줄인 제품을 '특가'라며 눈속임하는 경우까지 생겨나고 있다.

◆대형마트가 무조건 싸다는 것은 편견

평소 공산품 구매는 대형마트를 이용하고, 농·수산물은 재래시장을 통해 구매한다는 정미혜(47) 씨. 대형마트는 대량구매를 통해 단가를 낮추기가 수월해 당연히 싸게 판매할 것이라는 계산 때문이다. 하지만 정 씨는 최근 시장과 마트의 가격을 비교해보고는 이것이 잘못된 편견임을 깨달았다. 마트보다 시장에서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상품이 상당수였던 것. 정 씨는 "연중 최저가를 놓고 대형 마트 3사가 보이지 않는 전쟁까지 벌이고 있는 상황이니 당연히 마트가 가장 싸게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오산이었다"며 "앞으로는 꼼꼼히 가격을 비교해보고 최저가를 찾아 구매하는 습관을 들어야겠다"고 했다.

생필품가격 정보사이트 '티프라이스'(http://price.tgate.or.kr)를 통해 이달 4, 5일 대구지역 마트와 시장의 생필품 판매가격을 비교해 본 결과 시장이 더 저렴한 상품은 19개로 나타났다. 이마트 만촌·월배점에서 2천80원에 팔리고 있는 부침가루(1000g)는 서남신시장에서는 1천650원에 구매할 수 있었다. 즉석밥(3+2, 묶음)도 이마트에서는 1천250원에 판매됐지만 시장에서는 1천원에 불과했고, 홈플러스 대구점·성서점에서 3천920원에 팔리고 있는 당면(500g)은 시장에서 500원 싸게 구매할 수 있었다. 고추장(1천g) 역시 가격차가 컸다. 이마트(8천410원), 홈플러스(8천400원)와 비교해 시장에서는 고추장 가격이 5천500원에 불과했다.

심지어 백화점 식품관 판매 가격보다 대형 마트 판매가가 더 비싼 경우도 있었다. 홈플러스와 이마트에서 각각 3천690원과 3천680원에 팔리고 있는 초코파이(18개입) 한 통은 대백프라자에서는 3천600원에 구매할 수 있었다. 고소한 참기름(320㎖) 역시 홈플러스 4천570원, 이마트 4천560원인데 비해 서남신시장에서는 600원 저렴한 3천960원에 팔렸다.

◆대용량 포장, 꼼꼼하게 비교해봐야.

평소 대형마트에서 대량으로 아이 기저귀를 구매해 사용하고 있는 허선영(32) 씨는 얼마전 새롭게 문을 연 대형마트에서 '특가 판매'하는 기저귀를 샀다가 기분이 상했다. '오늘만 특가'라고 해서 3팩을 구매해 집에 돌아와서 비교를 해보니 기존 다른 매장에서 구매했던 제품보다는 수량이 무려 26개나 적은 제품이었던 것. 허 씨는 "가격만 보고 싸다고 생각했는데 포장단위가 작을 줄은 몰랐다"며 "특가라고 했지만 사실은 갯수를 줄인 작은 포장의 제품이었을 뿐, 싸게 내놓은 것이 아니었다"고 했다.

기저귀는 제품의 포장 단위가 무려 150가지에 달한다. 지난해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시중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유한킴벌리 '하기스 골드'와 대한펄프 '보솜이 천연코튼' 등 기저귀 제품 2종에 대해 백화점, 대형마트, 중소형마트 등 280여 개 판매처의 소비자 가격과 포장단위 등을 조사한 결과 "포장단위가 지나치게 다양해 소비자들의 가격비교를 어렵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흔히 묶음 단위의 제품이 단품보다 싸다고 생각하고 이왕이면 마트에서 묶음제품을 다량 구매해 두고 두고 사용하는 소비자들도 상당수지만 이 역시 오산이다. 일부 제품들은 묶음 제품 가격이 오히려 단품보다 비싼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있는 것.

'티프라이스'에 따르면, 홈플러스에서 판매되고 있는 즉석밥 6개 묶음 제품(1천260g) 가격은 6천950원으로 100g 당 552원이었다. 하지만 단품(210g)의 경우에는 서남신시장에서는 1천원에 판매돼 100g 당 476원에 불과했으며, SSM에 속하는 롯데슈퍼 수성점에서는 990원으로 100g 당 471원에 판매됐다. 아이스크림콘 역시 시장에서는 1개 600원에 구매할 수 있었지만 대형마트에서는 5개 묶음 포장 가격이 이마트는 3천950원, 홈플러스는 3천970원으로 개당 가격이 각각 790원, 794원으로 훨씬 비쌌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가격비교사이트를 통해 단위 당 가격까지 꼼꼼하게 비교해보고 구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티프라이스(http://price.tgate.or.kr)

한국소비자원이 제공하고 있는 생활필수품 가격정보사이트로 대형마트, 백화점, 슈퍼, 전통시장, 편의점 등 다양한 판매점별 상품 판매가격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매주 금요일 오전 신선식품 11개, 가공식품 46개, 생활용품 23개 등 80개 품목에 대한 가격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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