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땅 땅…."
1964년 오늘, 총소리가 소련 레닌그라드 하늘에 울려 퍼졌다. 잔혹하게 모자를 살해한 살인범이 총살형을 당한 것이다. 당연하게 죄의 대가를 받은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문제는 그 사형수가 너무 어렸다는 점이다. '아르카디 닐란드'라는 15살 소년이었다.
아이는 심하게 망가져 있었다. 1949년 레닌그라드의 노동자 가정에서 태어나 부모의 학대로 7살때부터 가출을 시작했다. 12살때 학교를 뛰쳐나와 도벽으로 여러 차례 경찰서에 드나들었다. 1964년 1월 도끼를 들고 한 아파트에 침입, 37살 주부와 3살된 남자 아이를 살해하고 현금과 카메라를 훔쳤다. 곧바로 경찰에 붙잡혔지만 반성하거나 후회하는 기색조차 없었다. "어려서 처벌이 가벼울 것"이라는 뻔뻔한 소리만 늘어놓았다.
소련 당국은 이 사건을 급증하는 청소년 범죄에 대한 본보기로 삼기로 했다. 법률에는 미성년자의 사형이 금지돼 있었지만 전체주의 사회에서 법률은 장식품일 뿐이다. 총살형이 집행된 후에도 청소년 범죄가 줄었다는 소식은 없었다. 죽이고 싶을 정도로 나쁜 짓을 저질렀더라도, 반인권적인 처벌에 의존하다간 더 나쁜 결과를 낳기 마련이다.
박병선 사회1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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