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물 부족 근심 덜게 하는 4대강 사업

중국은 지금 기상 재해로 몸살을 앓고 있다. 장시성, 저장성 등 양쯔강 중하류와 칭하이성에 집중호우가 내려 사망'실종자가 520명에 이르고 1천80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중국 신화통신이 보도하고 있다. 댐까지 붕괴 우려가 있어 수십만 명의 주민들이 대피하는 등 엄청난 홍수 피해를 겪고 있다. 이에 반해 산시성에는 가뭄으로 농경지가 말라들고 76만 명의 주민과 16만 마리의 가축이 식수난을 겪고 있다고 한다. 원난성도 저수지 221개가 마르고 하천 54개가 바닥을 드러내는 가뭄 피해를 겪고 있다는 것이다.

국토가 넓어 중국에는 이같이 폭우와 폭염으로 홍수와 가뭄이 동시에 발생하기도 하지만 기상 전문가들은 이례적인 일로 기후 변화에 따른 영향일 것이라는 분석을 하고 있다. 이처럼 지구촌 곳곳에서 갈수록 심각해지는 기상이변으로 홍수와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상기후로 인한 자연재해에 관해서는 예외일 수는 없다. 지난달 28일 발표된 국토해양부 기후변화소위원회 보고서에 의하면 지구촌 기후변화의 여파로 2060년에는 우리나라도 소양강댐 저수량 29억t보다 많은 33억t의 물부족 현상이 생길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또한 2100년쯤에 우리나라는 강수량의 편차가 매우 심해져 100㎜ 이상의 집중호우가 쏟아지는 횟수가 과거보다 2.7배나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비가 적게 오는 해도 많아져 가뭄발생 횟수가 3.4배 늘어나고 하천 유량이 지금보다 57%나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기상청 25개 관측소 기준에 의하면 지난 10년간(1999~2008년) 하루 100㎜ 이상 집중호우 발생빈도는 1970,80년대의 222회에 비해 1.7배나 증가했다.

이 같은 기후변화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 자연자원이 물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4월 열린 세계환경회의에서 물은 다른 자원과는 달리 대체재가 없는 만큼 에너지보다 높은 국가안보 차원의 문제라고 밝혔듯이 기후변화 대응은 이제 지구촌의 과제인 것 같다.

홍수 피해와 복구비는 천문학적인 숫자다. 지난 10년간 우리나라는 홍수 피해로 인해 연간 131명의 인명 피해가 났고 재산 피해는 2조7천억원에 이르고 있다. 재난에 대비한 홍수예방 투자에 1조1천억원, 복구비로 4조2천억원이 들어가는 등 해마다 홍수로 인해 8조원이 투입된다. 낙동강만 하더라도 경북 구간에서 지난 10년간 홍수 피해액이 1조7천억원이며 이를 복구하는데 2조9천억원의 혈세가 들어갔다.

우리나라는 인구 밀도가 높아 1인당 가용 수자원량이 매우 적다. 유엔조사결과 수자원량이 153개 국 중 126위에 불과하다. 여기에다 집중호우와 가뭄 현상이 뚜렷해 물관리가 매우 불리한 상황이다. 연평균 강수량은 1천240㎜로 세계 평균보다 1.4배 많지만 70%가 6~9월 홍수기에 집중된다. 국토 대부분이 산악 지형으로 강바닥 경사가 급해 빗물이 일시에 바다로 빠져 나간다. 이 때문에 1년 중 절반을 차지하는 갈수기(10~4월)에는 강물이 메말라 오염으로 인한 생태계 파괴가 거듭되고 있는 것이다. 가뭄으로 지난 2008년과 2009년에는 48개 시군 7만 가구가 제한급수 또는 운반급수를 받아야만했다.

기상 이변 등으로 수년내 닥쳐올 물 부족 사태에 대비하고 매년 발생하는 홍수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물을 담는 그릇을 키우는 게 불가피하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은 보를 만들고 각종 퇴적물로 높아진 강바닥을 낮춰 물 그릇을 크게 하자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물 흐름이 좋아지면 죽어가는 생태와 습지가 다시 살아날것이다. 4대강 929㎞에 달하는 구간이 생태 하천으로 복원될 때 우리는 어머니 품과 같은 소중한 강을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할 책임을 다하게 되는 것이다.

김병호 k-water 강문화전문위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