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가 계속되면서 여름과일들이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예년에 비해 과일 값이 비싼데도 불구하고 판매량은 큰 폭으로 늘어난 것. 일부 과일은 지난해와 비교해 2~3배 이상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과일가격은 고공행진 중
올 여름과일은 지난해보다 20~40% 정도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올 초 몰아닥친 한파와 봄까지 이어진 이상 저온 탓이다. 여기에다 더위가 심해 생육을 저해하고 있다.
이 때문에 특히 대표적인 여름과일로 꼽히는 복숭아는 '금(金)숭아'라고 할 만큼 가격이 비싸다. 현재 대구백화점 식품관에서 판매되는 복숭아 5㎏(12개 안팎) 평균 가격은 3만5천원으로 지난해(2만4천원)보다 46% 정도 올랐다. 이처럼 복숭아 가격이 급등한 것은 올해 생육 환경이 크게 나빴기 때문이다. 지난겨울 한파로 복숭아나무가 많이 죽은데다 봄에도 이상 저온 현상이 나타나 개화가 늦어진 것이다.
복숭아뿐만 아니라 다른 여름과일들도 가격이 강세다. 수박은 9㎏ 기준으로 2만3천원에 판매되고 있어 지난해 7, 8월(1만6천원)보다 44% 정도 비싸다. 수박의 경우 지난해에는 초복을 전후해 비가 많이 내리면서 소비가 줄어 가격이 낮게 형성됐지만 올해는 높은 기온에 따른 수요 증가로 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참외 가격도 만만찮다. 봄철 이상 저온으로 피해를 입은 뒤 다시 참외를 심으면서 출하가 늦어져 공급이 달리고 있지만 품질이 작년보다 좋아 가격이 높게 형성되고 있는 것. 15㎏ 기준으로 현재 8만4천원에 판매되고 있는 참외는 작년 같은 기간(6만원)과 비교해 40% 상승했다.
포도, 자두 등의 과일도 생육환경 악화로 생산량이 줄어 가격이 작년보다 20~40% 높게 형성되고 있다.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여름과일 특수
값이 비싸면 판매량이 줄어드는 것이 당연한 일이지만 올해 여름과일은 껑충 뛰어오른 가격에도 불구하고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고 있다.
롯데백화점 대구점과 상인점 식품관 과일코너에 따르면 본격적인 더위가 찾아온 지난 7월 중순 이후와 이달 들어 여름철 과일 판매량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최고 110%의 높은 신장세를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수박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배 정도 판매가 늘어나는 등 여름과일들이 무더위 특수를 누리고 있다. 대백프라자 식품관에서도 참외가 256%라는 놀라운 판매 신장률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복숭아 75%, 수박 50%의 매출 상승을 보이고 있다.
여름 대표과일인 수박의 올해 판매 동향은 특이한 현상을 보이고 있다. 수박은 5, 6월부터 출하되기 시작해 6, 7월에 판매 정점을 기록하는 것이 통상적인 형태. 하지만 올해는 7월 말부터 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8월 초 들어 꼭짓점을 형성하는 등 예년과는 다른 판매 흐름을 보였다.
이처럼 과일들이 매장에 진열되기 무섭게 팔려 나가는 이유는 최근 계속되는 불볕더위와 열대야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수입과일보다는 수박과 참외, 자두 등 국산과일이 수분 함유량이 많아 청량감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 상인점 도상우 청과담당 매니저는 "초여름에 출하된 수박은 이상저온의 영향으로 생육상태가 안정되지 못해 당도가 예전에 비해 다소 떨어지는 등 손님들에게 눈길을 받지 못했다"며 "하지만 최근 출하되는 여름과일들은 풍부한 일조량으로 예년에 비해 높은 당도를 유지하고 있어 손님들이 많이 찾고 있다"고 밝혔다.
한윤조기자 cgdream@msen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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