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관문인 동대구로는 히말라야시더로 유명하다. 그런데 히말라야시더가 심어진 화단의 지표면을 보면 난초처럼 길쭉하면서 위로 쭉 뻗은 꽃대에 연보라색의 여름꽃이 무리지어 보라색 주단을 깔아놓은 듯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꽃은 일반인에게 다소 생소한 맥문동이다. 지표면에 잔뿌리가 치밀하게 엉기므로 토양의 유실을 막는 데 큰 몫을 하며 늘 푸른 잎을 가지고 있어 아파트 화단이나 공원의 나무 아래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그늘진 곳에서 잘 자라는 음지식물로 관상용으로 많이 심는다.
맥문동은 자생력이 강해서 겨울에도 잎이 죽지 않고 살아 있는 경우가 많은데, 뿌리의 굵은 부분이 보리와 비슷하고 잎이 겨울에도 시들지 않아 맥문동(麥門冬)이란 이름이 생겼다고 한다.
맥문동은 주로 여름철에 채취하여 뿌리 속의 심을 제거한 후 건조시켜 사용한다. 맥문동의 심을 제거하는 이유는 가슴이 답답해지는 부작용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한의학적으로 맥문동은 성질이 약간 차며, 맛은 달면서 약간 쓰다. 음을 보하고 진액을 생기게 하는 효능이 있는데, 호흡기가 허약해져 발생하는 폐결핵'만성기관지염'만성인후염'천식'백일해 등에서 발생하는 증상인 마른기침, 객담이 끈끈하여 잘 나오지 않거나 심하면 객담에 피가 섞여 나오는 객혈(喀血) 등을 치료하는 효과가 있다.
열을 내리게 하는 효능이 있어, 신열(身熱)로 인하여 음액이 손상돼 가슴이 답답하고 잠이 잘 오지 않는 불면증이나 입안이 마르며 갈증이 나는 증상에 사용된다. 그래서 예로부터 소갈증(당뇨병)에 많이 쓰이는 약재다. 고열이 나는 열성질환이나 여름철 무더위로 인하여 땀을 많이 흘려 인체에 진액이 부족한 증상에 뛰어난 효과가 있다. 열로 인하여 장이 건조해 생기는 변비에 열을 내리면서 진액을 생기게 하여 치료하는 효능이 있다.
맥문동의 성분 중 중량의 70% 정도에 해당하는 단당류와 다당류인 올리고당이 들어 있는데 이들은 폐기능을 돕고 체력이 떨어지는 것을 막는 작용이 있으므로 피로회복에 도움이 된다. 또한 베타시토스테롤(β-sitosterol)은 혈액 내 콜레스테롤 감소 및 항암, 면역증강 효과 외에도 대장암과 전립샘비대증 등에 효과적이며, 당뇨병 환자의 혈당을 조절하는데 도움이 된다.
약리학적으로 맥문동은 항산화 작용이 있고, 관상동맥의 혈류량 촉진과 심장근육의 수축력을 개선하는 강심 작용이 있다고 보고됐다. 그리고 면역증강 작용이 있고 혈당강하, 이뇨작용, 진해거담, 백색포도상구균'대장균'인플루엔자균 등에 억제 작용이 있다고 밝혀졌다.
이와 같이 맥문동은 여러 가지로 이로운 약재이며 특히 무더운 여름철에 많은 땀으로 인해 인체에 부족해진 수분과 전해질을 보충해 줌으로써 무더위를 이기게 해 주는 약재의 일종이다. 그러나 약의 성질이 차서 평소 기운이 허약하고 속이 냉하여 변이 묽거나 설사를 하는 사람은 복용해서는 안 된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도움말:한상원 대구시한의사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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