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선여수(上善如水).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글귀로, 물처럼 사는 게 최선의 삶이란 뜻인데 김상돈(53) 한나라당 부대변인은 특히 순리를 강조한다. "세상이 아무리 각박하더라도 순리와 의리를 저버리면 사람 값을 하지 못합니다."
정치에서도 마찬가지란다. 지난 총선 때 안동지역의 한나라당 후보 공천 심사에서 탈락하자 주변에서는 무소속 출마를 권했지만 미련없이 포기했다. "천시(天時)가 제 편이 아닌데 욕심을 부려가며 16년간 몸담아왔던 당을 배신할 수는 없었다"고 한다.
이보다 앞선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는 공천 가능성이 높다는 당내 권유에도 불구, 출마의 뜻을 접었다. 선거보다는 '주군'의 옥살이를 뒷바라지하는 게 인간적인 의리라고 여겼기 때문이었다. 30대 중반부터 모셔왔던 김영일 전 의원이 2002년 대선에서 한나라당 선거총괄본부장을 맡은 게 족쇄가 돼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실형을 받았던 것. 정치권에선 약삭빠르게 처신할 줄도 알아야 하는 게 아니냐고 했더니, 그는 웃으며 "세상도 이제 달라져 그런 사람은 끝이 좋지않게 되더라"고 했다. 성장환경 때문일 것도 같다. 안동 출신으로 의성 김씨 승지공파 종손인 그는 어른들의 뜻을 따르고 모시는 등 유교적인 가풍에 크게 영향받으며 성장했다.
지난 대선 때 한나라당의 박근혜 경선캠프에서 직능총괄본부 부단장으로 활동했던 그는 올해부터 과거 조직을 다시 추스르는 작업을 하고 있다. 10여개 사회단체에도 참여하고 있다. 다문화가정을 지원하는 다문화센터에서 세계음식축제 준비위원장으로 뛰고 있으며 다문화 대안학교 추진위, 미얀마 난민학교 추진위, 4·19 혁명 정신을 계승·발전시키기 위한 '사월회', 독도중앙연맹, 자연보호연맹 등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요즘에는 공화주의 정신을 연구·확산시키기 위한 포럼 발족을 준비 중인데, 국회의원과 대학교수·관련 전문가 등이 참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는 "로마가 유럽 패권을 장악하고, 베네치아가 1천200여년간 존속할 수 있었던 토대가 공화국이었다"며 "우리 헌법에도 민주 '공화국'이 규정돼 있는 것처럼 공화주의 연구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양대에서 정치학 학사·석사 학위를 받고 중앙 언론사의 정치부 기자로 7년여 현장을 뛴 후, 김영일 전 의원의 보좌관을 시작으로 정치권에 몸담아 왔다. 30여년간을 정치와 인연을 맺어왔던 셈.
큰 바위 얼굴 같은 정치인을 꿈꾼단다. "우리 모두를 돌아볼 줄 아는 정치인을 뜻한다"며 "지난 총선때 나무뿌리 같은 손으로 제 손을 잡은 채 '안동 경제 좀 살려주이소' 하시던 할머니를 떠올리면서 정치가 해야 할 일이 뭔지를 되새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봉대기자 jiny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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