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한국경제가 복병을 만났다. 미국과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에 물가 불안이 겹치며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는 것.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세계 증시가 급락하고 한국 증시도 1,720선까지 미끄러졌다. 불과 1주일 전까지 1,800선 돌파를 낙관하던 모습과는 사뭇 달라진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대외 경제에 민감한 한국 경제로선 회복세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당분간 조정 장세는 피하기 어렵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이미 증시에 상당부분 반영된만큼 추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힘 못쓰는 증시
(국내 증시는 ~~로 출발하며 ~~하는 모습이다.) 1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로 장을 시작했다. 코스닥시장도 ~~하고 있다. 미국 증시도 고용지표 부진이 악재로 작용하며 사흘째 하락세가 이어졌다. 다우지수는 전일 대비 58.88포인트(0.57%) 하락한 1만319.95로 장을 마쳤고, 나스닥지수는 18.36p(0.83%) 내린 2190.27을,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5.87포인트(0.54%) 떨어진 1083.60을 각각 기록했다. 유럽 증시는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소폭 반등했다.
투자심리가 싸늘하게 식은 것은 미국과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미국 경기가 둔화되고 있음을 인정하면서 금리를 동결했고, 미국의 각종 경기지표도 실망스러운 수준이었다. 여기에 중국 경기의 활력을 보여주는 중국의 산업생산과 도시고정자산투자 등의 증가율이 둔화된 점도 우려를 확산시켰다. 반면 중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3.3% 상승해 21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불안감을 부추겼다.
환율도 크게 요동쳤다.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달러를 사려는 수요가 급증한 탓이다. 전날 1천186원을 기록했던 달러값은 1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000원 00한 000으로 장을 시작했다.
◆추가하락 없을 것 vs 재상승 동력이 없어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열린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현 경제 상황은) 예사롭지 않고 불확실한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며 "대외적으로는 곡물가격 상승에 따른 불안, 대내적으로는 공공요금 인상 등으로 물가상승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 경제가 더블딥에 빠질 것이라는 전망은 많지 않다. 불안 요소들은 있지만 기저효과 등을 감안하면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기가 살아났기 때문에 성장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낮게 나올 수 밖에 없다는 것. 따라서 3, 4분기에 성장률이 1%대를 유지하면 둔화나 침체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또 경기 둔화 조짐이 이미 시장에 반영된만큼 추가 하락은 제한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현대증권 곽진국 상인지점장은 "추가하락이 있다고 해도 1700~1710선이 지지선이 될 것"이라며 "당분간 엔고 장세가 이어지며 단기적인 조정이 있겠고 반등을 하더라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가 둔화 추세를 보이고 있어 재상승을 시도할 동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안전 자산 선호 현상이 강해지는 데다 펀드 환매 압력으로 기관이 매수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 결국 외국인들의 동향이 지수의 방향을 좌우하겠지만 현 상황으로는 외국인 매수세가 살아나기 힘든 환경이라는 것이다. 신한금융투자 김현기 지점장은 "엔·달러 환율이 달러 당 85엔이 무너지는 등 글로벌 불안감이 확산되며 국내 증시에 선반영되고 있다는 느낌"며 "국내 실물 경기 지표가 양호한 편이어서 충격은 오래가지 않겠지만 신중하게 출구전략의 속도와 폭을 조절해야한다"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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