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왜곡 바로잡기' 韓·日 교사들이 나섰다

근현대사 역사교과서 부교재 공동집필…히로시마 한국인 원폭피해자 위로

13일까지 대구 중앙로역에서 열리고 있는
13일까지 대구 중앙로역에서 열리고 있는 '일본 히로시마 원폭 피해 65주년 사진전'을 찾은 히로시마 현 교직원조합 소속 교사들이 전시중인 사진을 둘러보고 있다.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한일 양국의 왜곡된 근현대사를 바로잡기 위한 한일 민간 차원의 교류가 대구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

간 나오토 일본 총리의 식민지 사과 발언에 대한 정치적 해석이 분분한 가운데 한일 민간 차원의 교류가 양국간 불신의 간극을 좁히는데 실질적으로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대구역사교사모임은 최근 일본 히로시마현교직원조합(히로 교조) 소속 교사들과 함께 한국과 일본의 근현대사를 다룬 역사책을 편찬 중에 있다. 히로 교조는 2002년 일본 역사 교과서 왜곡이 사회 문제화되자, 대구전교조와 자매결연을 맺은 단체다.

대구역사교사모임의 장대수 시지고 교사는 "중앙이 아닌 지역의 눈으로, 지배층이 아닌 일반시민의 눈으로 본 한일 근현대사 책을 기획하고 있다"며 "한일 학생들을 위한 역사교과서 부교재로 실제 수업에서 활용되기 때문에 편향된 역사 인식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 단체는 2005년에도 한일간의 우호화 화해를 담은 공통역사교재 '조선통신사(한길사)'를 공동 발간한 바 있다.

히로 교조 소속 교사 6명은 대구를 방문, 역사 바로잡기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11, 12일 대구의 옛 골목을 돌아보고, '원폭 65주년 대구·히로시마 사진전'이 열린 대구 중앙로 역사를 찾는 등 큰 관심을 나타냈다. 초등학교 교사인 나오토 아야코(內藤文子·여) 씨는 "일본 초등학생들이 배우는 역사 교과서에는 일본이 전쟁의 피해자라는 뉘앙스를 풍기는 내용들이 많다. 과거 우익중심의 시각에서 진일보했다고는 하지만, 식민지 지배시절 종군위안부나 조선인 강제징용, 유물 유출 들에 대해서는 아주 짧게 기술돼 있다"고 말했다.

히로 교조의 이시오카 오사무(石綱修) 서기장은 "일본내 진보 지식인들은 간 나오토 총리의 식민지 지배 사과 발언의 내용이 부실하다고 생각한다"며 "한일병합 100년을 맞아 진행 중인 공통 역사교과서 제작은 일본과 한국 학생들에게 정확한 역사 인식을 심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원폭 피해 65주년을 맞아 10~13일 대구 중앙로역에서 열린 '대구·히로시마 사진전'도 큰 관심을 모았다. 이 행사에는 한국원폭피해자를 돕는 시민의 모임 히로시마지부 관계자들과 대구KYC, 한국원폭피해자협회 대구경북지부, 전교조 대구지부 등 한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한판개 한국원폭피해자협회 대구경북지부장은 "원폭 문제에 있어 한국과 일본의 피해자들은 서로 하나라고 믿고 있다"며 "이런 민간 활동이 양국간 우호를 다지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12일 사진전을 찾은 일본인들은 화해를 의미하는 나무불상을 한국인 원폭피해자들에게 전달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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