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립여수 호행사병'(鷹立如睡 虎行似病)이라는 말이 채근담에 나온다. '매는 조는 듯이 앉아 있고, 호랑이는 아픈 듯이 걷는다'는 의미로 먹이를 잡기 위해서는 인내력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코스피가 1,520~1,750포인트의 박스권을 돌파한 뒤 금방 1,800선까지 달려갈 듯하더니, 문턱에서 급락해 박스권으로 돌아왔다.
주식 시장도 새로운 수익을 위해선 시간을 견디는 끈기가 필요한 모양이다. 쉬어가는 장세에서는 그동안의 시장 상황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금융위기 이후 최근까지 진행된 상승장세에는 파국을 면하기 위해 전 세계가 공조한 대규모 유동성 공급이 핵심이었다. 각 국의 증시는 엄청난 유동성을 발판 삼아 파국에서 벗어났고, 중국과 한국 등 일부 국가는 경제 회복의 속도 조절을 할 정도였다. 투자심리도 미국 경기의 회복세와 중국의 고성장이 계속되길 바라고 있었다. 그러나 미국의 경기 둔화가 확인되고 중국의 성장세도 이상을 보이면서 전 세계 증시가 동반 하락했다.
시장은 이미 악재의 상당 부분을 선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는 이미 상반기부터 예견됐고, 회복 과정이라는 세계 경기의 방향에는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수급상 시장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외국인이 주춤하는 사이에 펀드 환매 물량이 시장을 교란하고 있어 에너지 충전을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 코스피지수의 1,700포인트 지지와 시장을 주도하던 우량주들의 바닥 다지기 속에 정부의 각종 정책에 편승한 테마주들의 틈새 장세가 다소나마 시장의 지루함을 완화해 줄 것으로 보인다.
주복용 신한금융투자 시지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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