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정가에서 김태호 국무총리 내정자의 계파 성향을 두고 궁금해 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임명권자가 이명박 대통령이기 때문에 당연히 친이 성향으로 볼 수 있으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도 각별한 인연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 내정자는 정계에 발을 들여놓을 때부터 친박과 인연이 있다. 그가 민자당 이강두 전 의원의 보좌관으로 정치를 시작한 것. 이 전 의원은 부산경남 정치권에서 대표적인 친박계 원로로 꼽히는 인사이다. 이 전 의원과 김 내정자의 부친은 초·중 동기로 김 내정자가 어릴 때 이 전 의원은 "똑똑한 아이니까 잘 키우라"고 부친에게 말했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김 내정자가 광역단체장이란 큰 정치에 입성할 도 박근혜 전 대표의 지원이 있었다. 2004년 경남도지사 보궐선거에 출마할 당시 김 내정자는 박 전 대표에게 지원을 부탁했고, 박 전 대표는 수차례 지원 유세를 해줬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도 김 내정자는 박 전 대표의 덕을 톡톡히 봤다. 경남도지사 선거에서 수세에 몰려 있었지만 테러를 당한 박 전 대표가 병상에서 '대전은요?'라고 던진 한마디 덕을 봐 이겼다.
김 내정자는 이후 친이계 인물들과도 가까워졌다. 지난해 초 정두언 의원과 만나 의기투합했으며, 진수희, 정태근 의원 등 친이계 중도개혁파와도 친분을 쌓았다. 지난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 출마를 독려한 인사도 정두언 의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자치단체장을 지낸 이명박 대통령은 임명 전 김 내정자와 독대한 뒤 "김 지사는 크게 쓸 수 있는 사람"이라고 참모들에게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김 내정자는 누구의 편도 아니라고 주장했다. 김 내정자측은 12일 "국무총리 내정자를 두고 계파를 거론한다는 것 자체가 웃기는 것 아니냐"며 "지금까지 광역단체장으로서 지역을 위해 어느 누구와도 거리를 두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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