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 가격이 급등하면서 포장김치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 김치를 담가 먹는 것보다는 차라리 사먹는 편이 더 싸기 때문이다. 각종 농산물 가격도 함께 뛰어오르면서 아예 즉석조리제품이나 반찬 등을 사서 밥상을 차리는 주부들도 늘고 있다.
◆장바구니 물가 급등
주부 김원희(43·대구 수성구 매호동) 씨는 요즘 시장에서 배추를 사다가 직접 김치를 담가 먹는 일을 포기하고 포장김치를 구매해 먹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유난히 김치를 좋아해 늘 직접 김치를 담갔지만, 지난달부터 채소 등 재료비가 너무 올랐기 때문이다. 김 씨는 "채소 몇 가지만 사도 몇만원을 훌쩍 넘어선다"며 "당분간은 가급적 반찬을 사다 먹는 방법을 통해 식비를 줄일 예정"이라고 했다.
주부들의 장바구니 물가에 빨간불이 켜졌다. 봄철 이상저온 등의 영향으로 수확량이 감소하면서 채소, 과일 등의 신선식품 가격이 급등한 것. 지난달 2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소비자 물가동향에 따르면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같은 달에 비해 16.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4년 8월 22.9%를 기록한 이래 최대치. 올 6월과 비교해서도 3.8%나 오른 수치다. 신선식품 중 채소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4% 급등했고, 과일가격 역시 8.6%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배추 61.5%, 마늘 70.0%, 무 107.1% 등 김치 재료비는 천정부지로 뛰어올랐다.
농수산물유통공사의 농수산유통정보에 따르면 13일 현재 배추는 한 포기 3천680원으로 지난주에 비해 1천원 이상 내리긴 했지만 여전히 비싼 가격이다. 무 한 개는 3천600원, 마늘(깐마늘 1㎏)은 1만1천160원으로 김치 한 번 담가 먹으려면 적어도 몇만원은 손쉽게 지출된다. 특히 최근 지난주부터 계속된 태풍과 비 등의 영향으로 산지에서 공급이 원활치 않으면서 당분간 채소 가격은 오름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포장김치, 푸드코트 인기
신선식품 가격이 부담스러워지자 백화점의 푸드코트와 테이크아웃, 포장김치, 즉석반찬류 등의 상품이 다시 각광을 받고 있다. 상대적으로 가격변동이 적으며 가격부담도 크지 않아 급등한 농산물 가격대체품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
식품매장의 포장김치를 비롯해 즉석반찬류 등의 매출은 큰 폭으로 늘었다. 롯데백화점 대구점과 상인점 식품관의 경우 7월과 8월 포장김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최고 47% 정도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구백화점의 경우에도 포장김치 매출이 25% 이상 늘었다.
아예 반찬까지 사먹는 가정도 늘고 있다. 롯데백화점 대구점 이종언 식품팀장은 "즉석반찬의 경우는 지난달부터 취급품목과 상품 구색을 늘리면서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0%의 신장률을 나타내고 있다"며 "만드는 수고비를 절약하는 것은 물론이고, 단순 재료비만 비교해도 사 먹는 것이 싼 실정이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백화점 등의 푸드코트에서 쇼핑을 겸해 끼니까지 해결하는 사람들도 많다. 각종 원재료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서민들의 가격저항선을 고려해 백화점 푸드코트에서는 대부분의 메뉴가 전년도 가격 그대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은 "푸드코트의 매출이 전년에 비해 30% 정도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며 "특히 직장인의 퇴근시간대이자 저녁식사 시간대인 오후 7시부터 폐점시간까지 1시간 동안의 매출은 지난해 대비 55% 정도 늘어나는 등 장바구니 물가에 부담을 느낀 주부들로 인해 푸드코트가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대구백화점에서도 푸드코트 매출이 부쩍 늘고 있다. 지난해와 비교해 본점 23.6%, 프라자점 31.1% 신장한 것으로 집계된 것. 대백 관계자는 "시간대별 매출액은 점심시간대인 오전 11시 40분에서 2시대와 저녁시간대인 오후 5시에서 6시 30분대가 가장 많다"고 밝혔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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