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항 스틸러스 '수영장 축구' 신승…6강 불씨 살려

후반전 폭우로 수중전…대구FC에 2대0 승

15일 대구시민축구장에서 열린 대구FC와 포항 스틸러스와의 경기에서 후반전 폭우가 쏟아지면서 그라운드가 물바다로 변해 마치 수영장에서 축구하는 듯한 장면이 연출됐다. 대구FC 제공
15일 대구시민축구장에서 열린 대구FC와 포항 스틸러스와의 경기에서 후반전 폭우가 쏟아지면서 그라운드가 물바다로 변해 마치 수영장에서 축구하는 듯한 장면이 연출됐다. 대구FC 제공

포항 스틸러스가 '우중 혈투' 끝에 대구FC를 제물로 6강 플레이오프 불씨를 살렸다. 포항은 15일 대구시민축구장에서 열린 K-리그 정규리그 대구FC와의 '지역 더비'에서 후반 44분 터진 이진호의 결승골과 후반 추가 시간에 나온 양승원의 자책골을 묶어 대구를 2대0으로 꺾고 최근 4경기 무패(2승 2무) 및 대구전 9경기 연속 무패(7승 2무) 행진을 이어갔다. 포항은 이날 승리로 6위 울산 현대에 승점 10점 차로 따라붙으며 실낱같은 6강 희망을 이어갔다. 포항은 남은 11경기에서 8경기 이상 이기면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대구는 이번에도 실망스런 경기를 펼치다 경기 종료 직전 집중력 저하에 따른 결정적인 실수로 실점하며 다시 K-리그 꼴찌로 내려앉았다.

이날 경기에서 양팀은 박진감이나 빠른 축구 등 특징 있는 경기를 보여주지 못하고 지루한 공방만 주고받다 전반을 마쳤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후반 시작 휘슬과 함께 폭우가 쏟아지면서 정상적인 경기가 이뤄지지 못했다. 그라운드가 물바다로 변하면서 공이 제대로 구르지 않아 제대로 된 볼 컨트롤이나 패스, 슈팅이 이뤄지지 않았고, 바로 옆 대구시민야구장에서 프로야구가 같은 시각에 열린 탓에 전력 문제로 조명마저 6개 중 2개만 사용, 경기 및 관전에 애를 먹었다. 급기야 후반 21분 심판이 경기를 일시 중단하고 양팀 감독들과 경기 지속 여부 및 재경기 등에 대해 논의했지만 때마침 비가 잦아들면서 곧바로 속개됐다.

폭우로 축구라 할 수 없을 정도의 플레이가 이어지며 무승부로 끝날 것 같던 경기는 후반 종료 직전 수비와 골키퍼가 볼 처리를 미루며 우왕좌왕하는 사이 후반 교체된 포항의 이진호가 수비 맞고 나온 공을 골대 앞에서 오른발로 차 넣으면서 승부를 갈랐다. 5분 뒤 후반 추가 시간엔 문전 혼전 상황에서 대구가 자책골까지 헌납, 그대로 무너졌다.

박창현 포항 스틸러스 감독은 "선수들이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집중력을 발휘해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고, 이영진 대구FC 감독은 "전반 결정적인 득점 기회 2번을 살리지 못한 게 패인이고, 정상적인 경기가 아닌 상황에서 운이 상대에게 따랐다"며 아쉬워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프로축구 전적

▷15일 경기

포항 스틸러스 2-0 대구FC

▷14일 경기

수원 삼성 3-2 울산 현대

경남 FC 3-2 전북 현대

광주 상무 1-1 부산 아이파크

강원 FC 2-1 대전 시티즌

전남 드래곤즈 4-2 제주 유나이티드

성남 일화 4-1 인천 유나이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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