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가 가벼운 입놀림 때문에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3월 서울경찰청 산하 기동단 지휘관들을 대상으로 한 특강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은 거액의 차명계좌가 발견됐기 때문"이라는 발언을 했다. 조 후보자는 이 발언에 논란이 일자 "주간지인지 인터넷 기사인지를 보고 한 말로 지금은 정확히 기억 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고 한다. 정확한 정보를 갖고 한 말은 아니라는 소리다.
그의 경솔한 처신은 이것뿐만이 아니다. 천안함 유족들이 오열하는 모습과 관련해 TV 보도 행태를 비판하면서 "선진국 국민이 되려면 유족들이 동물처럼 울부짖는 모습을 그대로 방영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이에 유족들이 15일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나섰고 친노 인사들도 국회 청문회에 갈 것도 없이 즉각 내정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조 후보자의 이런 발언들은 일반인들이 사석에서 '이런 소문이 있다더라'거나 '유족들의 그런 모습은 보기 좀 민망하다'는 식으로나 할 법한 말들이다. 서울경찰청장이라는 요직에 있는 사람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근거도 없이, 또 공직자로서 국민 정서를 깊이 감안하지 않고 내뱉을 말은 아닌 것이다. 전체적 맥락에서 경찰 직무와 관련해 내부 분위기를 다잡기 위한 교육용 발언이라고 좋게 해석하더라도 하나하나 따져보면 그의 발언은 분명 문제가 많다.
적어도 15만 경찰 총수가 될 사람이 할 말과 해서는 안 될 말을 적절히 가리지 못한다면 충분히 결격 사유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문제의 발언이 담긴 특강 동영상이 이미 공개됐고 더 이상 주워 담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 조 후보자는 비록 자신의 발언이 잘못 받아들여지거나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른 이상 부적절한 처신을 반성하고 스스로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국정원, 中 업체 매일신문 등 국내 언론사 도용 가짜 사이트 포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