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가 공부를 잘한다면 부모로서 꽤 뿌듯한 일입니다. 더구나 자녀가 우수한 성적으로 서울의 명문대에 진학했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분이 좋을 겁니다. 하지만 자녀의 명문대 진학이 즐거운 일만은 아닙니다. 일단 입학한 이후에 들어갈 주거비와 생활비, 등록금을 생각하면 아찔할 지경입니다. 부모의 '등골이 휠 지경'이 되는 것이죠.
이수희(가명·52·여) 씨도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는 아들의 하숙비로만 매달 70만원씩 들어 부담이 적지 않습니다. 이 씨는 아들의 대학 인근에 50㎡ 규모의 오피스텔의 시세가 1억5천만원 정도라는 얘기를 듣고, 아예 오피스텔을 구입해 하숙비를 줄여보는 건 어떨까 고민에 빠졌습니다. 마침 아들의 결혼 비용으로 마련해 둔 1억5천만원이 있는 터라 빚을 내진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아들이 군에 입대한 동안에는 임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계산도 섰습니다. 과연 오피스텔을 구입하는 것이 유리할까요? '행복한 재무설계'와 함께 이 씨의 궁금증을 풀어봤습니다.
Q: 투자 목적으로 오피스텔을 구입하는 것이 수익률 면에서 유리할까?
A: 현재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어 유학 중인 아들을 위해 오피스텔을 구입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 하지만 향후 투자 목적으로 구입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오피스텔은 가격상승을 기대하기보다는 월세를 목적으로 하는 부동산이기 때문에 경기 상황에 따른 수익률의 변동이 크다. 현재 서울 도심권 오피스텔의 가격은 3.3㎡당 가격이 평균 961만원 정도이다. 평균 임대 수익률은 2007년 6.33%, 2008년 6.28%, 2009년 6.06%로 조금씩 하락하는 추세이며 2010년의 평균수익률은 5.96%로 예상된다. 최근 아파트의 수익률이 하락하면서 일부 투자자들이 오피스텔에 관심을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일시적 현상으로 봐야 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전국 오피스텔 매매가격은 지난해 초에 비해서는 올랐지만 7월 들어 전월보다 내리는 등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올 상반기에 가격이 오른 데다 7월 기준금리가 인상되면서 부담감이 커진 탓으로 보인다.(이진우 부동산114 대구지사장)
Q: 오피스텔 구입시에 유의할 점은 어떤 것이 있나?
A: 우선 임차수요가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지역을 선택한다. 전철역에서 가까운 곳일수록 유리하고 주변에 대학교가 많은 지역도 오피스텔 수요가 풍부하다. 또 오피스빌딩이 많이 있는 곳도 최적의 오피스텔 입지로 볼 수 있다. 소형 면적을 선택하는 것도 전략이다. 오피스텔은 1인이 사용하는 비율이 절대적으로 많다. 또 큰 면적의 오피스텔은 임대료가 너무 비싸 환금성이 떨어지고 놀릴 가능성도 있다.
관리비도 잘 살펴야 한다. 오피스텔은 임대료가 비싸기 때문에 관리비마저 높으면 선호도가 떨어지게 된다. 주방기구나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등 기본 시설이 많이 구비된 곳이 유리하다. 주차장 확보 여부와 지속적인 시설 관리가 잘 되는지도 유심히 살펴야 한다.(윤수왕 대구은행 본점PB센터 센터장)
Q: 오피스텔을 구입한다면 누구 명의로 하는 것이 유리할까? 임대소득 신고는 해야 하나?
A: 세법상 오피스텔은 실제 사용 목적에 따라 업무용과 주거용으로 구분된다. 주거용의 경우 아들 명의로 구입한다면 증여세를 내야 한다. 아직 20대 초반인 아들은 독립적인 가구를 구성하기에는 아직 어리고, 소득도 없기 때문에 세법상 부모님의 주택 수와 합산된다. 부모 명의로 구입할 경우 다른 주택이 1채 더 있고 월세를 받는다면 임대소득 신고를 해야 한다. 전세라면 2011년부터는 3주택 이상을 소유하고 있고, 보증금 합계액이 3억원을 넘는 경우 3억원 초과금액의 60%에 법정이자율을 곱한 금액을 소득으로 보고 과세한다. 이때 주택 수 계산은 본인과 배우자를 합산하고, 보증금은 합산하지 않는다. 주택 임대소득에 대한 부가가치세는 과세되지 않지만 소득세 납세의무가 있다. 1주택자의 경우 소유한 주택 일부를 임대한 경우 원칙적으로 과세대상이 아니지만, 기준시가가 9억원을 넘는 고가주택을 임대해 월세를 받는 경우에는 소득세가 부과된다. 고가주택이라도 전세보증금만 받고 임대할 경우에는 과세대상이 되지 않는다. 2주택자는 그 중 1채를 월세로 임대할 경우 임대 수입은 종합소득세가 부과되지만 임대보증금은 과세되지 않는다. 3주택 이상이라면 월세와 보증금 모두 소득세 부과대상이 되고, 임대보증금은 보증금합계가 3억원을 초과할 경우에 계산 대상이 된다.(김현수 세무사)
Q: 자녀의 군 복무 기간 동안 오피스텔을 임대해주고 월세를 받는 것이 나을까. 아니면 여윳돈을 정기예금으로 운용하는 것이 좋을까?
A: 오피스텔을 구입했을 경우와 하지 않았을 경우를 비교해 5년간 현금흐름을 살펴보면 오피스텔을 구입했을 때 372만원을 절감할 수 있어 구입하는 것이 유리해 보인다. 그러나 오피스텔은 아파트보다 환금성이 낮고 주변 여건 변화에 따른 가격 변동성이 크다. 또 공실에 따른 수익률 하락 등도 고려해야 한다. 현재 아파트 가격 하락으로 수익형 부동산인 오피스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출구전략에 따른 금리인상과 공급과잉에 따른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도 공존하고 있다.
오피스텔은 싸다고 구입할 것이 아니라 매매가 대비 임대가가 최소 40%가 넘는 곳을 골라야 한다. 그리고 연면적이 적은 오피스텔일 경우 주차장, 복도 등 부대시설 비중이 높아 전용면적이 너무 작을 수도 있다. 교통여건이 뛰어나 임대가 잘되는 곳이라도 최근 오피스텔의 신규공급이 늘면서 투자가치는 떨어진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이 씨처럼 여유자금이 있고 자녀 거주 목적으로의 구입은 고려해 볼 만하지만 최근 분위기에 편승하여 투자목적으로 오피스텔을 구입하는 일은 신중해야 한다. 더구나 대출을 받아 오피스텔을 구입하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이종복 대구은행 본점PB센터 팀장)
정리=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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