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델파이 노조, 實査 저지…"고용승계 없이 매각 안돼"

한국델파이㈜ 지분 매각 작업이 고용승계와 건전한 자본 유치를 주장하는 노조의 제동으로 차질을 빚고 있다.

한국델파이 매각 주간사인 산업은행, HSBC, 회계법인 실사단은 16일 대구 달성군 논공읍 한국델파이에서 현장 실사를 하려고 했으나, 노조원들이 조업을 중단한 채 정문을 가로막는 바람에 발길을 돌렸다.

한국델파이 노조는 "한국델파이의 미래와 협력업체를 포함한 전체 구성원들의 고용과 생존권이 걸린 매각문제를 노조와 협의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면서 "지분 매각은 대구 경제와 고용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상하이차로 매각된 쌍용자동차의 '먹튀' 사례에서 보듯이 주주들의 잇속만 채우는 식으로 매각이 진행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조태엽 한국델파이 노조 사무국장은 "노조가 매각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는다"고 전제한 뒤 "매각이 구성원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방식이 아닌 고용승계를 보장하고, 구성원들과 지역경제의 미래를 위해 건강한 자본을 유치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앞으로 주주들과 매각 주간사가 일방적으로 매각을 추진할 때는 현장 실사를 막는 등 반대 투쟁을 벌이기로 했다. 또 우리사주조합 결성을 위한 준비를 마치고 19일 설립총회를 개최키로 했다. 노조는 이를 통해 경영권에 참여하기로 방침을 정해 앞으로 매각 주관사와의 협상 결과가 주목된다.

한국델파이는 1984년 미국 델파이와 옛 대우 계열사들이 각각 50%씩 투자해 대구 달성산업단지에 세운 브레이크·조향장치 등의 자동차 부품 생산업체다. 한국델파이 매출은 2006년부터 3년 연속 연매출 1조원을 넘었으나 지난해는 7천242억원으로 떨어졌다.

이 회사는 2008년에도 지분 매각을 추진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와 노사갈등 등으로 중단됐다가 최근 지분의 절반을 갖고 있는 미국 델파이의 지분 매각에 대한 조건부 동의로 매각을 다시 추진하고 있다.

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