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에 가서 돈 자랑하지 말라는 얘기가 더 이상 중국 사람에게만 통용되는 말이 아닌 듯합니다. 이번 여름 개최된 상하이 엑스포를 통해 상하이 경제력의 실체가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최첨단 빌딩숲과 엄청난 규모의 항만시설, 물류, 컨벤션시설 등은 세계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습니다. 과거 싱가포르, 홍콩, 대만, 한국의 발전을 기적이라고 표현한 것에 비하면 장강 삼각주의 발전은 준비된 프로젝트라 할 수 있습니다. 쉬밍치(徐明棋) 교수의 『경쟁과 협력』(상해재경대학출판부, 2008)을 보면 중국은 1979년 개혁개방 이래 계획적으로 외자를 도입하여 경제 발전에 투입하였습니다. 개시 단계(1979~1983), 발전 단계(1984~1991), 확장 단계(1992~2001), 규칙화 단계(2002~ )로 설계하고 유입된 외자를 적절하게 활용했습니다. 유입된 외자의 효익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분석한 것으로 보입니다.
장강삼각주지역 역시 다국적기업의 활발한 직접투자 때문에 경제발전이 가속화되고 있는 경우입니다. 지방정부의 입장에서 보면 외자기업의 유치는 자본 유입과 현지 기업의 경쟁력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기회입니다. 그래서 적극적이고 전투적으로 외자기업 유치 경쟁을 펼쳐왔습니다. 장강삼각주지역의 상하이(上海) 저장(浙江) 장수(江蘇)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문제는 부작용입니다. 지역 간의 과도한 경쟁으로 외자기업에 대한 세제, 토지사용료 등을 비롯하여 다양한 수준에서 특혜가 주어졌습니다. 이는 궁극적으로 비합리적, 불공정 경쟁을 부추기게 되었고 이로 인해 현지 기업이 위축되고 심지어는 인수'합병되거나 파산하는 경우도 발생하였습니다. 외자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도덕성의 문제도 나타났습니다. 외자기업의 대부분이 이익의 사회적 환원이나 환경오염 문제를 염두에 두지 않았습니다. 결국 장강삼각주지역은 최악의 생태환경 파괴, 수질 오염, 산성비, 지반 침하 등의 재난을 겪게 되었습니다.
지금 상하이를 비롯한 장강삼각주 지역의 지방정부는 딜레마에 봉착했습니다. 악성 발전인가 아니면 주민의 건강인가? 만약 주민의 건강을 챙긴다면 기업 환경이 나빠진 외자기업들이 빠져나갈 것이고, 외자기업들의 이익을 보전해준다면 주민들이 건강을 잃게 될 것입니다. 사회주의 중국사회는 과연 어느 방안을 택할까요?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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