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FC 구단주인 김범일 대구시장에게.
대구FC가 몇 년째 꼴찌 언저리에서 맴돌아 누구보다 마음이 아프실 거라 여겨집니다. 14일 프로야구 삼성과 한화의 경기가 열린 대구시민야구장을 찾은 구단주를 봤습니다. 스포츠를 사랑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문득 '대구FC가 포항 스틸러스와 경기를 펼치는 15일에는 대구시민축구장에 오겠구나'하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그런데 경기 당일 아무리 둘러봐도 구단주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대구시정을 돌보느라 연일 고생이 많으시고 바쁘실 것이라는 것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야구장에 가신 이유야 어찌됐든, 시민 프로축구단의 수장인 시장을 축구장이 아닌 야구장에 가야 뵐 수 있다면 축구팬 입장에선 얼마나 가슴이 아플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구FC가 시민구단이 아니고, 시장이 구단주가 아니더라도 대구 연고 프로축구팀에 관심을 가져야 하지 않겠습니까. 몇 차례 경기장에 갔는지 모르겠지만 대구FC 개막전 이후 축구장에서 구단주를 뵙지 못한 것 같습니다.
홈경기가 가끔 있는데 한 번씩 방문해 축구도 보고 구단주로서 선수들의 등을 두드리며 격려해 주시면 얼마나 좋을까요. 시간을 내 식사라도 한번 대접하면 선수들이 없던 힘도 내지 않을까요. 지금처럼 팀 성적이 좋지 않고, 선수들이 많이 지쳐 있을 때가 좋은 시점이 아닌가 합니다.
대구FC의 상황은 새삼 말씀드리지 않더라도 어떤지 충분히 아실 것입니다. 해마다 구단 운영비를 걱정해야 하고, 괜찮은 선수를 팔아 부족한 운영비를 충당해 구단을 운영하다 보니 성적은 매년 꼴찌권입니다. 우수한 선수를 보강할 예산이 없어 매년 신인 선수들로 선수단을 꾸려 리그를 치르다 보니 연초마다 '새 출발'만 외치는 실정입니다. 마음은 버젓한데 돈이 없어 출중한 용병을 데려오지 못하는 현실도 잘 아실 겁니다. 해마다 가장 힘든 것이 스폰서를 구하는 것이지요. 아무리 찾아가 애원해도 고개를 돌리는 기업들. 내년 스폰서 걱정은 괜한 허세, 올해 맺은 메인 스폰서가 '손을 놓으면 어떡할까, 후원금을 주지 않으면 어떡하나' 걱정하고 있는 판입니다.
아마도 구단주께서는 대구FC 선수들의 이름을 거의 모르겠지요. 구단주가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면 대구FC의 존재 의미는 없습니다. 이왕 창단한 거 없애지도 못하고 어쩔 수 없다며 방치하시는 게 아닌가요. 지금보다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랍니다. 대구시민들은 대구FC가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우승을 다투는 모습을 보고 싶어합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구미 '탄반 집회' 뜨거운 열기…전한길 "민주당, 삼족 멸할 범죄 저질러"
尹 대통령 탄핵재판 핵심축 무너져…탄핵 각하 주장 설득력 얻어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
이낙연 "'줄탄핵·줄기각' 이재명 책임…민주당 사과없이 뭉개는 것 문화돼"
尹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임박…여의도 가득 메운 '탄핵 반대' 목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