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가는 화장품 매장을 찾은 이지현(26·여) 씨. 새로나온 신제품이 있다며 한번 사용해보라는 점원의 권유를 받고는 얼른 스마트폰을 꺼내 제품 광고에 있는 QR코드를 스캔했다. 그러자 제품과 관련된 동영상은 물론이고 제품의 종류, 사용자 리뷰까지 한꺼번에 정보를 찾아볼 수 있었다. 이 씨는 "점원의 설명만으로는 신뢰가 가지 않았지만 제품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물론이고 사용후기까지 손쉽게 검색이 가능하니 훨씬 믿음을 가질 수 있었다"고 했다.
◆QR코드가 뭔가요?
스마트폰 사용자가 300만 명을 훌쩍 뛰어넘으면서 스마트폰 'QR코드'(Quick Response)가 새로운 마케팅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찍기만 하면 되는 편리함에다 이를 신기하게 여긴 소비자들의 호기심까지 더해지면서 이용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QR코드는 일종의 2세대 바코드를 말한다. 과거의 바코드가 선과 숫자로 이뤄져 일차원적인 정보밖에 담을 수 없었다면, 네모난 칸 안에 흑백의 '패턴'으로 이뤄진 QR코드는 이차원적인 정보를 담기 때문에 다양한 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누구나 손쉽게 생성, 배포할 수 있어 비용이 저렴할 뿐더러 마케팅에 활용하기도 쉽다.
QR코드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빠른 응답'이 장점이다.
이런 QR코드는 스마트폰이 확산되면서 급성장세를 타고 있다. 앱 스토어에서 제공하는 쿠루쿠루(QrooQroo), 에그몬(EggMon), QRDIC 등의 리더 프로그램을 스마트폰에 다운받은 뒤 제품 전면이나 광고, 버스정류장, 인터넷 등에서 볼 수 있는 QR코드를 스캔하기만 하면 기업이 제공하는 여러 정보를 쉽게 볼 수 있다.
QR코드를 스캔하면 자동으로 정보가 제공되는 홈페이지와 연결시켜줘 인터넷 사이트 주소를 번거롭게 입력해야 하는 수고를 덜어준다. 기존 인터넷과 달리 소비자가 필요한 것만을 선택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사용자가 장시간 웹서핑을 해야 하는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직접적인 사이트 접속을 통해 충성도를 높여준다는 매력이 있다.
◆QR 마케팅에 뛰어든 유통가
QR코드에 가장 열광하고 있는 것은 유통가다. 다양한 상품 정보를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여름 정기세일 기간 백화점 홈페이지에 세일 정보를 제공하는 QR코드를 올려놓았다.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도 QR마케팅에 적극적이다. 백화점 관계자는 "앞으로는 백화점이나 마트의 전단지나 고객DM(홍보용으로 발송하는 책자) 등에서 QR코드 활용이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크라운-해태제과는 '홈런볼' '쿠크다스' 등 29개 제품 포장에 QR코드를 적용해 제품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롯데칠성음료의 '2% 부족할 때'는 주 마케팅층인 청소년과 젊은이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광고 뒤에 '풀 스토리는 제품에 있는 스마트폰 컬러태그를 확인하라'는 독특한 광고로 눈길을 끌고 있다. 제품에 부착된 태그를 스마트폰에 비추면 2분 30초의 광고와 함께 모바일 웹페이지로 이동한다. QR코드에서 한 차례 업그레이드된 마이크로소프트 태그다.
아모레퍼시픽의 화장품 브랜드 라네즈는 지난 3월, 국내 뷰티 업계 최초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스캔하면 코드를 인식하고 제품 정보를 불러오는 QR코드를 잡지 광고 및 웹사이트를 통해 선보였다. 최근에는 자사 브랜드 이니스프리의 신제품 '화산송이'를 광고하는 데도 QR코드를 적극 활용했다.
◆업계 곳곳에서 맹활약
우리나라에 QR코드를 처음 선보인 것은 대한항공이다. 2004년 11월부터 국내선 탑승권에 QR코드를 사용하고 있는 것. 기존 바코드에 비해 QR코드는 보안성이 높은 것은 물론 100%에 가까운 인식률을 자랑한다.
최근 QR코드 마케팅을 통해 대박을 터뜨린 것은 현대자동차다. 신형 아반떼 출시에 맞춰 시내 대형 옥외건물과 영화관, 지하철 스크린도어, 버스정류장 등에 QR코드가 삽입된 광고물을 설치한 것. QR코드를 인식시키면 스마트폰에는 신형 아반떼의 각종 정보는 물론 동영상까지 볼 수 있어 보름 만에 80만 명이 이용하는 등 반응이 뜨거웠다. 이처럼 QR코드 마케팅이 뜻밖의 성공을 거두자 현대차는 "올 10월 중순 출시예정인 신형 그랜저를 비롯해 모든 신차에 QR코드 마케팅을 전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출판가도 QR코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김영수 씨가 펴낸 '사마천, 인간의 길을 묻다'(왕의서재)에는 장마다 QR코드를 넣었다. 저자가 답사한 중국 내 사마천 유적지의 동영상을 감상하면서 더욱 생생한 독서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기욤 뮈소의 소설 '그 후에'와 '우울한 코브 마을의 모두 괜찮은 결말' 등의 책도 QR코드를 활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QR코드로 결제도 가능해졌다. 전자결제 이니시스가 최근 개발한 '이니코드'를 통해 단순히 제품정보만 전달했던 것에서 벗어나 직접 구매까지 가능해지도록 한 것이다. 이렇게 노출된 QR코드를 통해 소비자는 원스톱 안전거래가 가능해지며, 지금까지 물리적으로 불가능했던 오프라인의 광고나 마케팅에서 직접 판매행위로 연결이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이니코드로 주문과 결제가 완료되는 즉시 구매정보와 배송정보가 실시간으로 판매자에게 전달된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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