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개막하는 세계소방관경기대회를 시작으로 2011년 대구 방문의 해, 2011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등 대형 국제 행사가 줄지어 예정돼 있지만 대구시의 외국인 손님맞이 준비가 허술해 모처럼 찾아온 관광도시로의 도약 기회를 날려 버릴 처지다.
특히 2010 세계소방관경기대회는 2011 세계육상대회에 앞서 대구를 국내외에 알릴 시험 무대이지만 대구시민조차 대회 개최를 잘 모를 정도로 대구시와 대회조직위의 홍보 및 준비 부족과 관광마케팅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세계소방관경기 주요 경기 중 오리엔티어링(지도와 나침반만을 사용해 몇 개의 정해진 지점을 거쳐 빨리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을 겨루는 경기)이 열리는 두류공원 일대는 산을 깎아 만든 불법도박장과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지만 대회조직위와 시는 사전 점검없이 경기장소를 결정했다.
조직위의 대회 홍보부족도 문제다. 시민 임준혁(33) 씨는 "언제, 어디서 경기를 하는지 알 수가 없으니 그들만의 잔치가 될 것 같다. 대구시민도 잘 모르는데 외국인 관광객이 대회 개최 사실을 알고 대구를 찾겠느냐"며 "이런 상황인데 내년 세계 이목이 집중될 육상대회가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대회와 대구 관광을 연계하는 전략 역시 허술하다. 대회 홈페이지에 영어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지만 대구 관광 정보를 한눈에 알 수 없다. 'Daegu's Vision' 'Tourist Urban Zone' 'CYBER TOUR & CULTURE IN DAEGU CITY' 등 시티투어나 숙박·볼거리·즐길거리 정보가 미로처럼 얽혀 외국인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
아울러 대구시는 2011 대구방문의 해를 대비해 지난해 5월 관광 인프라 정비를 위한 연구용역을 의뢰해 실행계획안을 내놨지만 세부 사업 계획은 지지부진하다. 시는 지난 6월 중순에서야 학계 전문가 그룹에 추가 사업 발굴을 요청했지만 하반기부터 당장 사업에 착수하려면 시일이 촉박한 상태다.
또 4월부터 '2011 대구방문의 해 추진위원회'를 구성했지만 발족 당일 이후 현재까지 단 한 차례도 모인 적이 없다. 추진위 관계자들은 "김범일 대구시장은 단순한 자문기관이 아니라 실제 도움이 되는 추진위로 가꿔 가겠다고 말했었다"며 "선거 때문에 잊힌 건 아닌지 모르겠다"고 답답해했다.
이에 대해 계명대 관광경영학과 정우철 교수는 "관광에 대해 내내 관심밖이다가 대형 이벤트를 연다고 갑자기 무엇인가를 하려니 쉽게 되지 않는 것"이라며 "지금부터라도 관광 인프라 확충, 지역민의 자부심 강화, 경제적 이득 등 대형 이벤트 유치에 따르는 효과를 꼼꼼히 따져 실질적으로 무엇을 남길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황수영기자 swimmi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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