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 직장 단골집] (23)대구경북디자인센터 전략기획실 '명가 생선구이'

겉은 바싹, 안은 야들야들…"밥도둑 따로 없어요"

웰빙시대에 맞는 최고의 음식은 무엇일까. 사람마다 견해가 다르겠지만 생선이 쉽게 손에 꼽힌다. 생선은 고기류이면서도 고단백질'저칼로리의 대명사로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메뉴다. 특히 불판에 지글지글 구워먹는 생선구이의 매력은 미식가라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인다. 대구경북디자인센터 전략기획실 직원들은 인근에 위치한 생선구이 전문점을 추천했다. 대구경북디자인센터는 대구시의 산하기관으로 대구경북의 기업들에게 디자인과 관련된 지원을 아끼지 않은 특공대 역할을 하고 있다.

디자인센터 직원들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 곳은 '명가 생선구이'(대구 동구 신천동)다. 권동환(31) 연구원은 "근처에 국밥집이나 고깃집이 많다 보니 점심 때가 다가오면 메뉴 고르기가 쉽지 않았는데 마침 이곳에 생선구이집이 생겨 단골이 됐다"고 말했다.

보통 3, 4명이 함께 이곳을 찾는데 주로 주문하는 것은 '고'칼'삼'이나 '고'칼'김'이다. 고'칼'삼은 고등어'갈치'삼치구이를, 고'칼'김은 고등어'갈치구이와 김치찌개를 줄인 용어다. 구이마다 무조건 5천원이라 1인분씩 다양하게 주문해 먹는다고 한다. 5개월 정도 된 이 음식점은 점심시간이 되면 인근 직장인들이 한꺼번에 몰려와 10좌석 정도가 이내 찰 때가 많다. 조금만 늦으면 자리가 없어 기다려야 할 만큼 인근에서는 싸고 괜찮은 맛집으로 입소문이 났다.

16일 점심 때 직원들과 함께 주문한 것은 고'칼'삼. 바싹 구운 고등어와 갈치, 삼치가 보기만 해도 푸짐하다. 밑반찬은 대부분 매콤한 생채다. 구이의 느끼함을 줄이기 위한 조합이다. 고등어나 갈치, 삼치 모두 겉이 바싹 구워져 입맛을 당긴다. 반면 뽀얀 속살은 오동통하다. 권 연구원은 "기름에 튀겨진 음식은 많이 먹으면 더부룩한데 이곳 구이는 그런 것이 없다"며 "전반적으로 깔끔해 보통 밥 두 그릇을 시켜 먹는다"고 말했다. 전영옥(34'여) 대리도 "특히 갈치구이를 즐기는데 살이 통통해 밥 도둑이다. 저칼로리라 부담 없이 먹고 있다"며 "고'칼'김도 자주 시켜먹는데 얼큰한 김치찌개에다 삼치구이가 서비스로 나온다"고 했다.

이곳 생선 맛의 비결은 독특한 숙성에 있다. 신암동 수협공판장 중개상과 계약해 수시로 생선을 공급받는데, 가져온 생선은 곧바로 쌀뜨물에 직행한다. 간고등어와 갈치, 삼치 모두 쌀뜨물에 넣어놓으면 비린내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특히 간고등어의 경우 그때그때 소금간이 다른데 육안으로 차이를 확인한다. 사장 최은경(45'여) 씨는 "간 차이에 따라 쌀뜨물에 넣어두는 시간이 다르다"고 했다. 쌀뜨물에서 꺼낸 생선은 다시 레몬즙을 뿌려 비린내를 최대한 없애고 냉장고에 넣어 1, 2시간 저온숙성한다. 이런 숙성 과정을 통해 비린내가 전혀 없고 쫄깃쫄깃한 생선구이가 탄생하는 것이다. 생선은 1차로 그릴에 구워 기름기를 쫙 빼낸다. 그런 후 철판에 센불로 3분 정도 구워 겉은 바삭하고 속은 야들야들한 구이로 만든다.

또 다른 특징은 고추냉이를 넣은 간장소스가 딸려나온다는 점이다. 이는 짭조름한 고등어구이와 달리 갈치와 삼치 구이가 심심하기 때문이다. 최 씨는 "손님 가운데 짠 것을 싫어하는 분들도 있어 생선을 심심하게 하는 한편 소스를 같이 내 각자 입맛에 맞게 간 조절을 하게끔 했다"고 말했다. 밥에 딸려나오는 시래깃국은 맛이 진하다. 이에 대해 최 씨는 "청송 시댁에서 만든 된장과 고춧가루를 사용하는데다 멸치를 듬뿍 넣은 육수를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편 이곳에서는 생선구이 외에 어묵탕이나 김치찌개, 청국장 등 탕이나 국도 맛볼 수 있다. 이들 국이나 탕도 무조건 5천원이다. 053)741-7782.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사진.안상호 편집위원 shah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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