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덤벙덤벙 김여사의 초보운전 탈출기] ⑦운전 중 휴대폰 사용'

자가운전 경력 1년째인 주부 김연주(35'대구시 범어동) 씨. 운전 1년만에 그 어렵다는 끼어들기에도 능하고 '빵빵' 경고음도 제때 내고, 양보를 받으면 고맙다는 인사도 잊지 않고 속도도 제법 낸다. 주차도 잘하고, 빗길 야간운전도 그럭저럭 한다. 내비게이션 없이 여기저기 찾아다닐 때면 남편에게서 '베스트 드라이버'라고 칭찬을 듣기도 한다. 무엇보다 그동안 사소한 사고 한 번 내지 않았다는 점이 뿌듯하다.

그러나 며칠 전 평소와 다름없이 애마를 몰고 백화점 쇼핑에 나섰다가 이 같은 자긍심이 한번에 무너져 내렸다. 동네를 한 바퀴 여유 있게 돌아나가는데 조수석에 놓아둔 휴대폰이 바닥에 떨어졌다. 운행하는 차량이 많지 않아 별 생각 없이 몸을 숙여 휴대폰을 줍고 고개를 드는 순간.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머리를 핸들에 부딪히고 말았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차가 도로 옆 석재 볼라드를 들이받은 게 아닌가. '다른 차를 추돌하지 않은 것이 정말 다행'이라는 안도감도 잠시. 차에서 내려 보니 차량 앞 범퍼가 완전히 부서져 걱정이 밀려왔다. '남편 몰래 이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에 서둘러 보험사에 전화를 걸었고 보험사에서 소개해 준 정비소로 향했다. 견적을 내 보니 100만원이 넘었다. 미리 휴대폰을 잘 챙기지 못하고 운행 중에 무리하게 바닥에 떨어진 휴대폰을 집으려고 애쓰다 생애 첫 사고를 내고 만 것이다.

그나마 안전벨트를 착용했기에 대형사고를 피할 수 있었다. 핸들에 머리를 부딪혔지만 안전벨트를 착용해 별다른 상처는 입지 않았다. 안전벨트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으면 이마가 찢어지거나 머리를 크게 다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대다수 초보 여성운전자들이 운행 중 '설마 내게 무슨 일이 생길까'라는 안이한 생각을 한다. 그러다가 방심하는 찰나, 생각지도 않은 교통사고를 내게 된다. 그러나 기본적인 상식을 제대로 지킨다면 이 같은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특히 운행 중 휴대폰 사용이나 흡연 등 주의력을 분산시키는 행동은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절대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다. 또 차량 바닥에 물건이 떨어지면 꼭 갓길에 세워서 줍거나 운행을 마치고 정리해야 한다. 운전 중 안전벨트 착용은 필수. 사고가 나더라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도로교통공단 대구지부 이순우 교수는 "휴가철 가족나들이에 나선 운전자들의 운전 중 휴대폰 사용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설렘과 들뜬 분위기 속에서 휴대폰을 사용하다가는 가족까지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며 "운전 중 휴대폰 사용은 소주 6잔을 마시고 운전하는 것과 같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될 정도로 위험한 행위인데다 이와 관련한 교통사고가 실제로 많이 발생되고 있는 만큼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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