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에는 공포영화나 귀신 이야기에 심취해 보는 것도 괜찮지만 뭔가 허전하다. 아무래도 간접적인 체험이다 보니 공포지수가 생각만 못할 때도 있다. 이럴 땐 직접 공포를 경험해 보는 것은 어떨까. 때마침 대구 근교에 공포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이 준비돼 있다. 돈도 많이 들지 않고 시간도 많이 필요하지 않다. 잠시 짬을 내거나 퇴근 후 저녁 시간에도 충분히 시원함을 즐길 수 있다.
◆숲속 공포, 무더위도 도망
대구 달성군 가창면 냉천리의 테마파크 허브힐즈 내 '비밀의 숲'. 동서양 귀신들이 총출동, 사람들을 극한의 공포 속으로 몰아넣는다. 숲속에서 벌어지는 공포체험이라 더 무섭고 리얼하다. 저승사자와 마녀, 미라, 처녀귀신, 드라큘라, 해골귀신 등 동양과 서양을 대표하는 귀신들과 피가 묻은 칼, 해골, 잘려진 머리와 팔다리 등 공포감을 자아내는 소도구들이 총동원된다. 울부짖는 듯한 비명소리와 귀곡성을 연상케 하는 스산한 소리, 관람객들이 내뱉는 비명소리가 섞여 공포감이 한층 배가된다.
비밀의 숲 간판을 지나 안으로 들어가면 어두컴컴하고 여기저기 금이 간 좁은 통로가 길게 이어져 있다. 맨 먼저 하얀 소복을 입은 귀신이 피를 흘리며 관람객을 맞는다. '너무 식상한 것 아냐' 하는 생각이 든다면 오산. 여기저기서 유령들의 울음소리와 비명소리가 섞이면서 공포 분위기가 서서히 조성된다. 이때 갑자기 에어샷이 '빵' 터지면서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본격적인 공포가 시작됐다는 신호다. 이어 관람객들이 가장 무섭다는 반응을 보이는 처녀귀신과 저승사자를 비롯해 드라큘라, 해골귀신 등이 통로 곳곳에 출현해 관람객들의 혼을 빼놓는다.
잠시라도 방심하면 금물이다. 언제라도 귀신 분장을 한 배우들이 덮칠 수 있기 때문이다. 화들짝 놀란 가슴은 밀랍으로 만든 귀신인형만 봐도 깜짝 놀라게 된다. 이처럼 배우인지 인형인지 헷갈리는 상황이 공포를 더욱 극대화한다. 밀랍인형이라고 생각했던 게 움직이고, 사람이라고 생각한 게 밀랍인형이라는 사실을 몇 차례 반복 경험하다 보면 나중에는 분간해야 하는 상황이 극도의 공포감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체험 시간은 20분 정도. 입장료 외 남녀노소 구별 없이 3천원을 내야 한다. 임신부와 보호자를 동반하지 않은 어린이는 입장이 불가능하다.
◆미로 속 공포
우방타워랜드 내 '고스트하우스'는 대구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 된 공포체험장이다. 1998년 만들어진 이래 지금까지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갓 사랑을 키우는 연인들에겐 필수 코스다. 한 직원은 "주로 10대와 20대들이 찾지만 간혹 노인들도 방문하는 등 연령층이 다양하다"며 "내부가 시원하고 순간순간 공포를 느낄 수 있어 꾸준히 사랑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곳은 실내로 들어가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공포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입구에 들어가자 공포영화 나이트메어의 '프레디'와 13일의 금요일의 '제이슨' 등 영화 주인공들이 기자를 째려보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한다. 앞서 가던 관람객들의 비명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온다. 벽에는 온갖 귀신 그림과 흉칙한 괴물들이 이어져 있다. 특히 처녀귀신들의 표정 하나하나가 섬뜩함을 주기에 충분하다. 지나가다 갑자기 발쪽에서 '펑'하는 소리와 함께 강한 바람이 튀어나온다. 비명소리의 원인은 바로 갑자기 터지는 에어샷 때문이었다.
미로 사이를 계속 걸어가면서 드라큘라, 좀비 등 공포를 야기할 수 있는 캐릭터들을 만날 수 있다. 무엇보다 언제 터져나올지 모르는 바람에 긴장을 늦출 수 없다. 5분쯤 천천히 통로를 따라 걸어가자 출구에 도착했다. 2% 부족한 느낌. 강력한 공포를 주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살짝 더위를 잊기에는 괜찮은 듯하다. 요금은 성인 4천원, 소인은 3천원이다.
◆공포 도구는 어떻게 구입하나
예전에는 공포 용품 등 이벤트 용품을 파는 곳이 대구에 몇 군데 있었지만 지금은 거의 전무한 상태다. 온라인으로 구입하는 것이 대세. 온라인 쇼핑몰에는 다양한 공포 용품들이 판매되고 있다. 보통 이들 쇼핑몰들은 판매와 대여를 함께하고 있다.
조이파티(www.Joyparty.co.kr)나 할로윈(www.halloween.co.kr) 등 주로 파티용품 쇼핑몰에서 공포용품도 같이 판매하고 있다.
이들 사이트에서는 미이라나 늑대인간, 스크림, 해골 등 다양한 가면이 1만~5만원에 팔리고 있다. 업사이드다운 가면은 위 아래가 바뀐 얼굴로 분장했을 때 상당한 공포감을 줄 듯 싶다. 잘린 팔이나 다리 같은 경우는 섬뜩함을 줄 만큼 사실적으로 만들어졌다. 이 밖에 뱀 모형, 피에 젖은 칼이나 삽, 갈고리 손 등의 용품들도 눈길을 끈다. 좀 더 리얼한 용품을 찾는다면 'SFXman Horror'(www.sfxman.com/horror)에 접속하면 된다. 피로 물든 인체 내부나 사실적인 표정이 돋보이는 괴물들의 시체 등 잔인한 모습의 인형이나 용품들을 팔고 있다.
한 인터넷 공포 용품 판매자는 "요즘 같은 여름철에 판매량이 다른 계절의 2, 3배가 넘는다. 아무래도 스크림에 나오는 가면이나 해골 가면 등이 많이 팔린다"고 말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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