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시장 현대화공사가 한창이라 어수선해진 대구 달서구 신당동 와룡시장에 새로운 자랑거리가 생겼다. 이곳에서 신발가게를 운영해온 윤선주(52·달서구 이곡동) 씨가 '한국수필'을 통해 정식으로 수필가로 등단을 했기 때문이다.
"평생 글을 써오기는 했지만 등단이 실감나지 않았습니다. 시장 입구에 현수막이 걸리고 주변 사람들의 축하를 받고 보니 이제야 실감이 나는군요."
'미운새' '여보 나 좀 부탁해' 등 두 편으로 한국수필 신인상을 수상한 윤 씨는 조용하고 여린 목소리의 주인공. 등단을 한 작가가 아니라 이제 문학의 꿈을 키우는 10대 소녀처럼 수줍은 미소를 보였다.
고향 영덕에서 교육공무원이었던 아버지 아래 4남매의 맏이로 태어난 윤 씨는 어머니의 갑작스런 사고로 꿈꾸던 교육대학 진학을 포기해야만 했다. 20대 처녀시절부터 신발가게를 하면서 어머니 병원비와 동생들 뒷바라지를 해왔으며, 17년 전 와룡시장이 생기면서 이곳에서 장사를 해왔다. 번영회 총무를 17년째 하고 있으니 와룡시장의 산증인인 셈이다. 생활주변 이야기, 즉 가족이나 시장상인들과의 대화 속에서, 그리고 손님들 이야기가 글의 소재가 된다는 그녀는 '꿈은 이루어진다'는 말을 가장 좋아한다고.
"어렵고 힘들수록 꿈이 이루어지는 기회는 가까이 있다고 생각해요. 한평생 평탄하게만 살아온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
5년 전 위암 수술을 받은 남편 병수발을 하면서 본인 또한 갑상선암 수술을 3년 전에 받았다. 현재도 투병 중이라 아직 여러 가지로 힘들지만 이루어야 할 꿈들이 많기 때문에 누구보다 행복하다는 윤 씨는 번영회 총무답게 시장 현대화 공사가 빨리 끝나서 시장이 보다 활성화되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오는 가을쯤에 단행본 출간을 준비 중인 윤 씨는 무엇보다 아낌없는 후원을 해준 남편 서정수(54) 씨와 별 탈 없이 자라준 세 자녀가 '내 모든 힘의 원천'이라며 영광을 돌렸다.
글·사진 홍수미 시민기자 hsm3073@hanmail.net
멘토: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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