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그래도 아름답다." 1940년 오늘 망명지인 멕시코에서 스탈린이 보낸 자객의 등산 피켈에 정수리를 찍혀 죽은 레온 트로츠키가 사망하기 전에 했다는 말이다. 러시아 혁명의 전위대로 손에 엄청난 피를 묻힌 그의 인생은 과연 아름다웠을까?
그는 1879년 우크라이나의 부유한 농가에서 태어났다. 공식 교육은 고교가 끝이었지만 혼자서 공산주의 이론을 공부할 만큼 비상한 두뇌의 소유자였다. 레닌의 후계자 1순위였지만 공산당 서기국을 장악한 스탈린의 노련한 행정력에 밀려 권력에서 축출됐다. 외국을 전전하면서 '펜'으로 스탈린에 맞섰지만 그의 펜은 스탈린의 폭력 앞에서는 나약하기 짝이 없었다. 그의 아들도 스탈린의 손에 죽었다. 러시아만으로 사회주의 건설이 가능하다는 스탈린의 '일국사회주의론'에 대항해 후진국의 혁명은 유럽 프롤레타리아 혁명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영구혁명론'을 주장했다. 하지만 유럽의 노동자는 개량으로 돌아서면서 혁명성을 상실했다. 그의 이론 역시 공허한 것이었다. 그가 인간적이고 따뜻한 혁명가라는 일부의 평가가 있다. 과연 그럴까. 그는 이렇게 말했다. "사회주의 왕국으로 들어갈 때 우리는 흰 장갑을 끼고 윤이 나는 바닥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피비린내가 진동하지 않는가?
정경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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