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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은 이미 내 삶의 전부"…권혁 거창 국제연극제 연기大賞

극단 맥씨어터의
극단 맥씨어터의 '너무 놀라지마라' 한 장면.

17일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15일 폐막한 제22회 거창국제연극제에서 대구 극단 맥씨어터의 '너무 놀라지마라'(박근형 작, 박현순 연출)에 출연한 배우 권혁이 연기대상을 수상하였다. 경쟁 대상 작품 16개에 출연한 배우 전원을 대상으로 심사를 벌여 선정된 남자 2명, 여자 2명 등 4명 가운데 한 명이다. 상금도 200만원을 받았다.

대구시립극단 단원으로 맥씨어터(대표 윤정인) 작품에 찬조 출연했다가 최고의 영예를 안은 것이다. 권혁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연기의 매력에 흠뻑 빠져든 타고난 '연기꾼'이다. 그는 "연극무대를 쫓아다녔고 특별활동도 연극반을 찾다가 가장 비슷한 방송반에 들어갔고 서울의 연기학원에 다니기도 했다"며 고교 시절을 회상했다. "사실 처음에는 막연하게 탤런트가 되고 싶었다"는 권혁은 "연기를 공부하다 나도 모르게 연극의 매력에 빠져들었고 이제는 연극이 삶의 전부가 되었다"고 했다. 실제로 권혁이 둘째 아들 역을 맡았던 이번 작품에서 노래방 도우미 생활을 하는 형수 역으로 나온 김정연 씨가 그의 부인이다. 연기를 떠나서는 권혁의 삶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고 했다.

그는 1995년 정식으로 연극 무대에 데뷔한 이래 각종 연극과 뮤지컬에 출연해 이름을 알렸고 영화나 CF에도 출연한 경력을 갖고 있으나 상복은 별로 없어 이번이 연기자의 길로 들어선 이후 첫 수상이다. 그동안 맡은 배역은 99년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로미오 역, 2000년 '황태자의 첫사랑'에서 황태자 역, 2005년 '낚시터 전쟁'에서 노인 역, 2008년 뮤지컬 '허브로드'에서 홍반장 역 등 장르와 노소를 가리지 않고 다양하다. 이 작품을 연출한 박현순 대구연극협회장은 "다재다능하고 연기에 관한 한 카리스마와 부드러움을 함께 갖춘 몇 안 되는 유망주"라며 "미소년에서 노인까지 어떤 역도 소화해낼 수 있는 배우"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원작자인 박근형 서울예전 교수가 운영 중인 극단 '골목길' 등 서울로부터의 러브콜도 없지 않다는 배우 권혁은 자신을 길러준 대구를 떠나지 않고 지키겠다는 각오다. 스타가 되는 지름길이라는 골목길 극단행을 마다하고 대구 연극계에 남겠다는 그를 박 회장은 "대구가 자랑할 만한 배우가 될 것"이라며 "연극 배우로서는 젊은 세대인 권혁이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잘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권혁은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오랫동안 무대에 서서 관객들을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관객들이 이름을 기억해주는 배우로 남고 싶다"고 배우다운 이야기를 했다.

이동관기자 dkd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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