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북구청이 지난 달 노곡동 1차 침수 피해 이후 3단계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하고도 실행을 않아 2차 피해를 초래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다음달까지 2차례 더 집중호우가 내릴 것으로 대구기상대는 예보하고 있지만 북구청은 여전히 대책 실행을 미적거리고 있어 추가 피해 발생도 우려되고 있다.
본지 취재 결과 지난 달 17일 노곡동 1차 침수 이후 대구 북구청과 대구시는 3단계 대책을 마련해 이달 초 김범일 대구시장에게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1단계 단기대책으로 ▷배수박스 맨홀(1m x 1m) 설치 ▷상류 협잡물 제거 ▷시공·감리·행정기관 업무자 고정배치 ▷제진기 경보장치 ▷협잡물 방지막 설치 등이 계획됐고, 2단계 중기대책으로 9월부터 구관로 복구공사 착공, 3단계 장기대책으로 유수지 확보가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1단계 대책 중 협잡물 방지막 설치가 차일피일 미뤄져 결국 침수 피해를 키웠다는 것. 노곡동 2차 침수의 원인으로 전문가들은 협잡물이 제진기(펌프로 유입되는 물에서 쓰레기, 나뭇가지 등의 협잡물을 걸러내는 장치)에 걸려 오히려 댐 역할을 한 때문으로 보고 있다.
홍창호 대구시의원(노곡동 침수 피해 조사 소위원회 위원장)은 "지난달 17일 침수 이후 구관로 복구공사와 협잡물 방지막 설치 등 단기 대책을 마련해놓고도 실행하지 않은 것은 전형적인 탁상 행정의 결과"라고 말했다.
북구청 관계자는 "방지막도 콘크리트 구조물이다보니 위치 선정 등 검토가 필요했고, 비가 계속 와서 설치를 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북구청은 2차 침수 사고 닷새가 지난 20일까지도 1단계 대책 실행계획을 확정하지 못하는 등 행정력 부재를 드러내고 있다. 대구기상대가 올 여름 대기 불안정으로 다음달까지 2차례 정도 집중호우가 쏟아질 가능성을 예보했지만 단기 대책을 미룰 경우 또 다시 침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구관로 복구공사 착공 등 노곡동 주민들이 요구하고 있는 근본 대책은 9월에나 가능한 실정이다.
이에 대해 북구청은 제진기 스크린 제거 등으로 협잡물이 걸리는 일은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북구청은 "구관로 복구공사 등 근본 대책은 설계에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린다"며 "수일 내에 방지막 착공에 나서는 등 최대한 신속하게 재발 방지를 위해 단기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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