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인? 일본인? 정대세…재일동포에 더 큰 애정·관심을

'과연 한국인인가? 일본인인가?'

뿌리는 분명 한국이 맞다. 하지만 한국어는 유창하지 않다. 역사에 대한 인식도 부족하다. 일본 내에서는 차별을 받고 있다. 재일동포 3~5세들의 정체성은 두고두고 논란이 일 듯하다. 기자가 만난 재일동포 대학생들 역시 한국인의 피가 흐르고 있다 뿐이지 말하는 것이나 옷 입은 것, 삶의 방식조차도 일본인에 가까웠다.

의성이 고향인 북한 축구 대표팀의 정대세 선수가 이런 정체성 혼란의 대표적 케이스. 혜성처럼 등장한 재일동포 3세 정대세는 '인민 루니'라 불릴 정도로 그라운드에서의 기량도 돋보였지만 국적이 한국으로 알려지면서부터 더 큰 주목을 받았다.

팬들은 본적이 대한민국 경북인 그가 북한 대표로 뛰는 것에 대해 의아해하면서 한국 축구대표가 되지 못한 것에 대해 안타까워하고 있다. 정대세의 국적은 정말 한국이 맞는가? 호적등본에 할아버지(정삼출), 아버지(정길부)는 기재돼 있지만 정대세는 없다. 호적이 없는데 외교통상부에 확인해 보니 한국 여권을 발급받은 기록은 있었다.

이런 가운데 '재일본조선인축구협회'가 중재해 북한 축구대표 선수가 됐다. 정대세 선수의 국적과 숨겨진 가족사는 일제 강점기, 해방 후 남북 분단, 6·25 전쟁을 거친 한국 현대사가 낳은 비극일 수도 있다.

재일동포는 재미동포와는 또 다른 면이 있다. 재일동포는 일제 때 강제징용 또는 해방 후 생계를 위해 돈 벌러 간 경우가 많고, 재미동포는 자발적으로 간 경우가 많다. 계명대 일본학과 이성환 교수는 "한국과 일본은 과거의 좋지 않은 역사를 갖고 있기에 현실을 더 똑바로 봐야 한다"며 "재일동포가 한국에 더 큰 애정과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한국 국민들의 따뜻한 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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