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입시학원 수입, 4년새 2배나 늘었다는데…

"대형법인들 얘기" 개인학원은 볼멘소리

지난해 대구의 입시학원들이 거둔 소득이 2005년 대비 4년 만에 2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학원가에서는 업체 난립과 대형·소규모 영세 학원 간 양극화가 심화됐다며 울상을 짓고 있다.(사진은 기사 중 특정 사실과 관계없음)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지난해 대구의 입시학원들이 거둔 소득이 2005년 대비 4년 만에 2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학원가에서는 업체 난립과 대형·소규모 영세 학원 간 양극화가 심화됐다며 울상을 짓고 있다.(사진은 기사 중 특정 사실과 관계없음)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대구의 입시학원들이 지난 4년간 학원 수와 수익 면에서 두 배 가깝게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정작 입시학원의 난립과 양극화로 심한 속앓이를 하고 있다고 학원가는 입을 모으고 있다.

◆대구 입시학원 시장 4년 새 두 배 팽창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김세연 의원(한나라당·부산 금정구)이 최근 국세청 자료를 분석해 밝힌 자료에 따르면 법인과 개인을 합친 대구의 입시학원 사업자 수입은 2005년 2천669억원에서 2009년 5천189억원으로 4년 만에 2천520억원(94%)이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중 입시학원 개인 사업자 수입은 2천532억원에서 4천569억원으로 1.8배, 법인 사업자 수입은 137억원에서 620억원으로 4.5배나 늘었다.

대구 입시학원들의 수도 꾸준히 늘었다. 개인 입시학원은 2005년 3천12개에서 5천111개로, 법인 입시학원은 20개에서 45개로 늘어났다. 자료에 따르면 이 같은 대구 입시학원들의 수나 수익 증가세는 서울이나 부산, 대전보다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의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이 전국 16개 시·도 중 만년 꼴찌인 점을 감안하면 대구 학부모들의 사교육 부담은 타 도시에 비해 훨씬 높은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대구의 한 학원 관계자는 "최근 초등생 대상 영어학원이 크게 늘고, 프랜차이즈 학원들이 대거 진출하면서 시장을 팽창시킨 원인이 됐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적으로 국내 입시학원들이 지난해 벌어들인 수입은 7조6천730억원으로 2005년 3조9천907억원과 비교할 때 92% 증가했다.

◆호황은 무슨? 학원가의 속앓이

학원가에서는 이 같은 통계가 실상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고 항변하고 있다. 학원 수의 증가는 영세학원의 난립 때문이며, 수익 증가도 일부 대형 학원에만 한정된다는 것이다.

한 학원 운영자는 "대구의 경기가 안 좋으니까 대졸자들이 가장 쉽게 취업하거나 창업할 수 있는 게 입시학원"이라며 "몇 년 전부터 강사 3~5명이 165㎡(50평) 규모의 학원을 개업하는 사례가 많다. 중급 학원이 영세학원으로 쪼개지는 식"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학원 운영자는 "개인 사업자들이 매출이 늘어나면 세금 부담이 적은 법인으로 전환한다. 학원 수익 증가도 몇몇 대형 법인들이 주도하고 있지 대다수 영세학원들의 사정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실제 김 의원의 자료에 따르면 개인 사업자 1인당 수입은 지난 4년간 평균 8천400만원에서 8천900만원으로 제자리걸음이었지만, 법인 1개당 수입은 6억9천만원에서 13억8천만원으로 크게 늘었다.

초등학생 대상 대형 영어학원들의 증가가 시장을 키웠다는 견해도 있다. 보통 중1이 돼야 본격적인 시장이 형성되는 수학·과학에 비해 영어는 듣기, 말하기 교육이 강조되면서 초 3, 4학년으로 연령층이 내려오면서 시장이 넓어졌다는 것.

대구학원연합회 한 관계자는 "학원 수익이 증가한 데는 학원마다 신용카드 단말기 설치가 완료되면서 수입이 노출된 원인도 있다"며 "상당수 개인 영세학원들은 운영난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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