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에게 구두는 로망이다. 마음에 드는 신발 한 켤레로 세상을 다 얻은 듯한 행복감을 느끼기도 한다. 아찔할 만큼 굽 높은 신발을 신고 춤추는 자기 모습을 상상하며 황홀해하기도 한다.
신발은 종류에 따라 분위기도 모양도 느낌도 다르다. 무엇을 신느냐에 따라 기분까지 달라진다. 굽이 납작한 플랫슈즈를 신던 소녀는 어느 때가 되면 10㎝ 굽의 '킬힐'에 도전하기도 한다.
'킬힐'에 도전했던 소녀는 어느 순간 매력과 편안함을 동시에 만족시켜주는 굽높이에 도착하고 세월이 한참 더 지나면 오직 편안함만을 추구하는 신발에 안착한다. '제발 그 신발 위에서 좀 내려오시지'라는 핀잔을 듣던 어설픈 숙녀는 이제 '현관에서 뛰어나가면서도 발을 넣을 수 있는 납작한 신발'을 찾는 편안한 중년이 되는 것이다.
어제는 '킬힐'을 신고 섹시함을 자랑하던 여성이 오늘은 워커 같은 신발을 신고 '터프한' 이미지를 풍기기도 한다. 이처럼 신발 하나를 통해 소녀는 숙녀가 되고, 섹시한 그녀는 터프한 그녀로 변신하기도 한다. 슈즈 패션에 변화를 줄 때 고려해야 할 것들이 있다. 신발로 자신의 신체적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방법, 패션별 신발 선택 요령을 살펴본다.
◆키와 신발의 조화
흔히 키가 작은 사람이 신발을 고를 때 고민을 많이 한다고 하지만 키가 큰 사람도 신발을 고를 때는 유의할 점이 많다. 키가 큰 사람이 하이힐을 신으면 왠지 어설퍼 보이기 십상이다. 이럴 경우 2, 3㎝ 높이의 신발을 신는 것이 적당하다. 그래도 하이힐에 욕심이 난다면 옷 색깔과 다른 색깔의 신발을 신어 시선을 분리시켜 큰 키를 보완할 수 있다. 예컨대 빨간 바지를 입고 빨간 구두를 신을 경우 다리가 더 길어보이고 키가 더 커보일 수 있으니 피해야 한다. 반대로 키가 작은 여성이라면 바지와 같은 색깔의 하이힐을 신어서 다리를 길어보이게 할 수 있다.
키가 작은 사람은 굽 높은 신발을 선호한다. 그러나 자칫 굽이 너무 높아 '원래는 키가 무척 작겠다'는 느낌을 도드라지게 할 수도 있다. 작은 키를 보완하되, 원래는 키가 무척 작은 사람이라는 느낌을 주지 않도록 하는 것이 포인트다. 이를 경우 바지와 같은 색깔의 신발을 신어 다리를 길어보이게 하면 좋다. 다리와 신발에 통일감을 주어 길어보이게 하는 것이다.
키가 작지만 굽이 낮은 플랫 슈즈를 신고 싶을 때도 있다. 이럴 때 역시 바지나 스타킹과 같은 색깔의 신발을 신어 다리와 신발이 이어지는 느낌을 주면 다리가 길어보인다.
◆굵은 다리와 신발
허벅지가 굵은 여성이 짧은 치마에 하이힐이나 부츠를 신고 나오면 보기 난감하다. 허벅지가 두꺼운 여성이라면 발목 위를 살짝 덮는 앵클부츠가 적당하다. 허벅지가 굵은 여성이 무릎까지 오는 부츠를 신으면 다리는 더욱 두껍게 보인다. 허벅지가 두꺼운 여성은 목이 비교적 짧은 앵클부츠를 신어서 시선을 신발과 무릎, 허벅지로 분산시키는 편이 좋다.
발목이 두꺼운 여성은 얇은 스타일의 스트랩을 신고, 밴드를 X자로 묶어서 발목을 가릴 수 있다. 발목에 장식이 있는 신발로 두꺼운 발목을 가릴 수 있는 효과를 볼 수도 있다.
종아리가 두껍고 근육이 많이 발달한 사람이라면 하이힐을 피하는 것이 좋다. 하이힐을 신고 걸을 때 다리에 힘이 많이 들어가고, 뒤에서 보면 근육이 울퉁불퉁 더욱 도드라진다. 걷는 당사자는 자기 종아리를 볼 수 없으므로, 종아리가 얼마나 우지끈한 근육으로 뭉쳐지는지 잘 모른다. 그럼에도 굳이 하이힐이 신고 싶다면, 굽이 굵고 일자로 빠진 신발이 좋다.
◆선호하는 옷과 신발
패션과 신발이 어울려야 옷도 살고 신발도 산다. 명품 옷을 걸치고, 명품 신발을 신었지만 두 개가 어울리지 않으면 그야말로 '개발에 편자'꼴이다.
타이트한 바지를 즐겨 입는다면 바닥이 납작한 플랫샌들을 신는 것이 잘 어울린다. 발목까지 내려오는 긴 원피스를 입을 때도 플랫샌들이 의외로 잘 어울린다. 20대뿐만 아니라 30, 40대 여성에게도 편안하면서도 섹시한 매력을 준다.
반바지나 미니스커트를 선호하는 여성이라면 굽 높이 3, 4㎝ 정도의 키튼 힐에 도전해보는 것도 괜찮다. 키튼 힐은 아찔한 매력은 떨어지지만 굽이 낮아 착용감이 좋고 안정적이다.
하늘하늘한 스커트나 원피스를 선호하는 사람들은 통굽 신발이 좋다. 흔히 통굽 신발은 촌스러운 이미지라고 생각하기 십상이지만 근래에는 날렵하고 세련된 디자인의 신발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여성스럽고 캐주얼한 바지를 즐겨 입는 여성이라면 끈이 발목을 감싸주는 멀티스트랩 슈즈가 좋다. 캐주얼한 바지 그 자체로는 밋밋한 느낌을 주기 십상이지만, 멀티스트랩 슈즈를 받쳐 신으면 섹시한 느낌을 줄 수 있다.
◆하이힐과 건강
발 상태로 몸 전체의 건강을 알 수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중요하다. 발에는 26개의 뼈와 관절, 인대, 혈관, 신경 등이 거미줄처럼 엮어 있다. 하이힐을 자주 신을 경우 발과 무릎, 허리 등에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하이힐을 자주 신을 경우 체중이 발 전체로 분산되지 않고 발가락으로 집중되기 마련이다. 또 구두가 발을 꽉 조이기 때문에 발과 다리가 붓고 발가락에 굳은살이 생기기도 한다.
지나친 하중과 꽉 끼는 신발이 발의 신경을 누르고 신경통을 야기할 수 있다. 또 구두의 밑창은 얇고 딱딱하기 때문에 충격을 흡수하지 못해 피로골절을 일으킬 수도 있다. 높은 굽 신발로 발이 불편해지고 발가락 등 특정 부위에 과도한 무게가 실리면서 무릎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종일 혹사당한 발의 피로를 풀기 위해서는 저녁에 발가락으로 수건을 집어들거나 발가락을 부채처럼 벌렸다 오므렸다 하는 동작을 반복하는 것이 좋다. 또 잠자기 전에 양쪽 발을 5∼10분 정도 주물러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티눈이 생겼다고 해서 칼로 없애는 것은 좋지 않다. 병원 처방을 받아 크림이나 연고를 발라 주는 것이 좋다.
도움말: 이윤옥 슈즈 디자이너/ 박보환 패션 디자이너/ 김정은 마사지사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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