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의 한 연예 매체는 세계에서 엉덩이가 아름다운 연예인을 뽑는 설문조사를 실시해 관심을 끌었다. 할리우드 스타 제니퍼 로페즈가 1위에 올랐으며 팝스타 비욘세가 그 뒤를 이었다. 로페즈가 '엉짱 스타'로 등극하게 된 이유는 잘록한 허리 덕분에 볼륨 있는 엉덩이 라인이 더욱 두드러져 보이기 때문이라는 게 호사가들의 촌평이다.
엉덩이는 원초적 관능미의 상징이다. 아름다운 힙 라인을 가진 사람을 보고 '엉짱'이라고 하듯 엉덩이는 몸매 미인을 판별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의 하나다. 그렇지만 여성이 아름다운 엉덩이를 가꾸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다른 신체부위보다 피하지방이 잘 집적되는데다 나이가 들면서 또는 출산 후에는 엉덩이가 처지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탄력 있고 볼륨 있는 엉덩이가 무릎 관절의 건강을 지켜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엉덩이 근육은 대둔근, 중둔근, 소둔근 등으로 구성된다. 이들 근육은 고관절을 움직이게 할 뿐 아니라 대퇴골이 적절한 위치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해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역할도 한다. 중둔근은 대퇴골의 과도한 내전(adduction)을 막아 골반전체가 몸의 중심선에서 바깥쪽으로 벗어나지 않도록 잡아준다. 대둔근은 대퇴골의 과도한 내회전(medial rotation)을 방지해준다.
그런데 장시간 앉아서 하는 생활 등으로 이들 근육이 약해지면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긴다. 예컨대 대둔근이 약해지면 대퇴골이 안쪽으로 과도하게 회전한다. 그러면 무릎이 O자 형태로 바뀌게 되고 무릎 안쪽 관절면이 마모된다. 퇴행성 무릎 관절염이 시작되는 것이다.
또 대퇴골의 과도한 내회전은 무릎 관절을 덮고 있는 슬개골과 대퇴골의 머리가 만나는 각을 어긋나게 한다. 그러면 슬개골과 대퇴골 머리가 서로 마찰을 일으켜 슬개골 통증을 일으킨다. 이것을 슬개대퇴 통증(Patellofemoral pain)이라고 하는데, 젊은 여성에게도 잘 생긴다. 장시간 오래 앉아 있다가 움직이거나, 갑자기 운동을 많이 한 다음 증세가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
무릎수술 후에 재활운동을 할 때 무릎 주변근육을 강화하기에 앞서 엉덩이 근육 운동을 먼저 해야 효과적이다. 엉덩이 근육을 강화하면 무릎 통증이 줄어든다는 사실은 최근 임상 실험을 통해서도 증명된 바 있다. 지난 6월 미국 인디아나대학과 퍼두대학 연구팀은 슬개대퇴 통증을 가진 여성 마라토너를 대상으로 엉덩이 강화 운동을 실시한 결과를 미국스포츠의학회에서 발표했다. 환자들은 주 2회 하루 30분~50분 간 한쪽 다리 스쿼트, 탄력밴드를 이용한 운동 등을 6주간 집에서 실시했다. 그 결과 통증이 완전히 사라지거나 통증이 감소했다.
엉덩이 근육은 걷거나 달릴 때 자연스럽게 강화된다. 그러나 현대 직장인들은 거의 대부분을 컴퓨터 앞에 앉아서 시간을 보낸다. 엉덩이 근육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하루 10~20분의 엉덩이 운동은 탄력 있는 몸매와 통증 없는 관절을 만드는 초석이 될 수 있다.
이종균(운동사) medap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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