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심란'한 마음을 전해 애독자에게 미안한 마음이 없지 않았다. 그러잖아도 딱딱한 칼럼이다 보니 독자의 외면을 받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면서도 날씨 때문인지 마음이 심란해져 선택한 주제이기에 너그럽게 읽어주셨으리라 믿고 싶다.
사람의 마음은 정말 간사한 것 같다. 힘든 일도 괴로운 일도 내게 닥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을 늘 갖고 있지만 어쩔 수 없이 부닥칠 때 절망이 앞선다. 그렇지만 한 번 더 생각하여 이 시련이 내게 주어진 신(神)의 시험이라고, 더 큰 도약을 위한 준비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지 않을까.
우리는 복잡다단한 사회생활을 하면서 수없이 많은 감정 변화를 겪게 된다. 기쁜 일, 즐거운 일이 늘 있으면 금상첨화이겠지만 타의든 본의든 간에 슬픈 일, 괴로운 일이 우리에게 다가오는 건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시험에 합격한 것이 기뻐서 잠이 오지 않는다." "그는 잃어버린 책을 찾아서 매우 기뻤다." "나는 요즘 하루하루가 즐겁다." "오랫동안 떨어져 있던 가족을 만날 생각으로 그는 마냥 즐거웠다."
앞서의 문장에 인용된 '기뻐서' '기뻤다' '즐겁다' '즐거웠다'에서 '기쁘다'와 '즐겁다'의 차이를 알아보자. '기쁘다'와 '즐겁다'는 서로 비슷한 뜻을 갖고 있지만 구분해서 사용해야 한다.
'기쁘다'는 마음에 즐거운 느낌이 있다라는 뜻으로 반대말은 '슬프다'이다.'즐겁다'는 어떤 일이나 상황, 활동 등이 만족스러워 흐뭇하고 기쁘다라는 뜻으로 반대말은 '괴롭다'이다. 좋다는 느낌이 마음 깊은 데서 몸으로 밀고 나오면 '기쁘다'이고, 좋다는 느낌이 몸에서 마음으로 밀고 들어오면 '즐겁다'이다. '기쁘다'는 느낌은 마음에서 오고, '즐겁다'는 느낌은 몸에서 온다.
아름다운 가을 단풍을 보거나 좋은 영화를 보면 즐겁고, 달고 향긋한 과일을 먹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즐거운 것은 모두 입과 눈, 귀를 비롯하여 몸을 움직이는 데서 빚어진다. 한편 전쟁터에 나갔던 아들이 탈 없이 집으로 돌아오면 어버이가 기쁘고, 또 병환으로 몸져누웠던 어버이가 깨끗이 나아 일어나면 자식이 기쁜 것처럼 기쁨은 모두 마음 깊은 곳에서 빚어지는 것이다. 무거운 짐을 하루 종일 땡볕에서 져다 나르며 시달리는 일꾼의 몸은 몹시 괴롭지만, 금쪽같이 키워 놓은 자식이 홀어머니는 아랑곳하지 않고 방탕한 생활을 하면 어머니의 마음이 몹시 슬픈 것과 같다. 몸으로 겪는 일이 힘겹고 고달플 적에 괴롭기는 하지만 슬픈 것은 아니고, 마음으로 겪는 일이 쓰라리고 힘겨울 적에 슬프기는 하지만 괴로운 것은 아니다.
닥친 일을 부정적으로 생각하여 괴롭다고 생각하기보다 어차피 닥친 일, 당당하게 부딪쳐 즐거운 것으로 바꾸어 보는 한 주를 시작해 보면 좋겠다.
교정부장 sbh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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