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름휴가는 소방관경기 참가로…

"돈은 많이 들지만 보람도 커요"

"세계소방관경기대회 참가를 위해 따로 휴가를 받진 못해요. 그래도 한번 참가해 보면 알 겁니다. 자비를 털어서까지 여기에 오는 이유를요."

뉴질랜드에서 온 윌리 맥도넬(58) 씨 가족은 이번 대구행이 5번째 세계소방관경기대회 참가라고 했다. 38년째 소방관 일을 하고 있는 윌리 씨를 따라 부인 그윈(60) 씨와 아들 토리(26) 씨도 매번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윌리 씨는 "항상 여름 휴가는 이 대회와 함께였다"며 "소방관으로 대회에 참가하면서 휴가를 보낸다는 것은 매우 즐거운 일"이라고 했다. 부인 그윈 씨도 "처음에는 참가 경비도 많이 들고 휴가도 해외에서 보내야 해 반대를 했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였다.

아들 토리 씨는 "소방관 일을 하는 아버지가 자랑스럽다"며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세계소방관경기대회가 진정한 휴가라 생각한다"고 했다. 윌리 씨 가족은 머스터(국가별 입장식)를 하는 동안에도 만나는 타국 참가자와 대구시민들에게 미리 준비해온 볼펜과 소방관 배지 등을 나눠줬다.

이들 가족은 10년간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경비 마련이 만만치 않았지만 소방관 잡지를 만들어 주민들에게 판매하고 후원금을 받아 해결했다.

윌리 씨와 가족들은 "탁구와 페인트볼 등 3개 종목에 참가할 것"이라며 "각 종목에서 순위는 중요하지 않다. 가족 휴가를 한국에서 보내러 왔기 때문에 좋은 추억들을 만들어갈 생각"이라고 웃어보였다.

14년 경력 소방관으로 일본에서 온 마사미 이토(36) 씨는 사무라이 의상 덕분에 한눈에 띄었다. 마사미 씨도 4년째 대회 참가자.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축제가 과연 몇이나 되겠느냐"며 즐거운 표정이 역력한 그도 자비를 털어 휴가를 내 대회에 참가했다. 마사미 씨는 "일본을 나타낼 수 있는 복장이 사무라이 복장이라고 생각해 옷을 입었는데 인기가 아주 좋다"며 "올해 휴가도 세계소방관경기대회에 쏟아부었는데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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